휴대폰이 없으면 불안하며 심지어 공포까지 느끼는 강박증인 노모포비아(nomophobia)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증가 추세다. 정신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신체 손상까지 야기하는 등 부작용이 상당하다.
8일 보안전문업체 시큐어앤보이는 최근 영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6%가 노모포비아로 고통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1년 전 조사보다 11% 늘어난 수치다.
나이가 어릴수록 노모포비아 증세가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18~24세의 경우 77%가 이 증세를 경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25~34세보다 11% 높은 수치다. 카 그레그 청소년 심리학자는 “일부 사람은 휴대폰을 갖고 있지 않을 때 공황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며 “상당수의 사람들이 불안감을 느끼며 휴대폰을 찾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고 전했다. 그는 “심지어 내 고객 중에는 아침에 휴대폰을 찾지 못하면 학교나 일터에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노모포비아는 여성이 70%로 남성 61%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앤디 켐셀 시큐어앤보이 공동창업자는 “남성이 여성보다 휴대전화를 2대 이상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잃어버릴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낮다”며 “조금 덜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노모포비아로 인한 육체적 고통도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계 정신과 의사 산자이 딕시트가 3년간 600명을 조사해 최근 학계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노모포비아를 앓고 있는 사람들의 25%가 심한 사고를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폰에 집중하느라 계단에서 구르거나 난간에서 떨어지는 경미한 사고부터 심각한 차 사고까지 광범위했다. 20%가량은 휴대폰에서 메시지를 강박적으로 보내 엄지손가락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노모포비아=휴대전화가 없을 때 느끼는 공포증이라는 뜻으로 노(no) 모바일폰(mobilephone) 포비아(phobia), 세 단어를 합친 준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