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룬에는 중국인의 특징으로 이야기하는 `만만디(慢慢的)`가 없습니다. 믿기 힘들 정도로 빠른 실행력과 열정적인 사업 추진력에 한국인인 저도 놀랄 지경입니다.”
임성봉 쿤룬코리아 대표는 한국의 `빨리빨리`와 대조되는 중국의 `만만디` 문화를 거스르는 쿤룬의 공격적 기업경영 상황을 설명했다. 이는 실제로 창업 3년만에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으로 선정된 쿤룬의 성과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베이징 본사에만 1000여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 중이며, 해외 지사까지 포함하면 1500여명이 넘는다.
따로 클라이언트를 다운로드받지 않아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웹게임은 흔히 대형 MMORPG나 FPS게임에 비해 서비스나 운영 규모가 작은 사업으로 취급받는다. 반면 쿤룬은 이 작은 사업을 시작으로 초고속 성장을 일궈냈다. 2008년에 창업해 7개 국가에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향후 클라이언트 기반의 온라인 게임과 음성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멀티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임 대표는 현재 쿤룬의 한국 게임 사업 및 투자를 총괄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온라인 게임이 만들어지는 만큼 한국법인을 글로벌 소싱기지로 만드는 과제를 맡은 셈이다. 올해는 클라이언트 기반의 MMORPG, FPS게임 등 총 10개 이상의 온라인 게임을 추가로 국내에 선보인다. 임직원 규모도 현재 40여명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100명까지 채용하고, 연매출 500억대 기업 성장 목표도 공개했다. 본사와 국내 지사가 경쟁하듯 몸을 불리는 상황이다.
“중국에서도 5위권 기업을 제외하면 나머지 게임사간 순위 경쟁은 매우 치열합니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이 필요한 것도 바로 이 극심한 경쟁 때문입니다.”
임 대표가 글로벌 사업을 겨냥한 쿤룬의 한국 사업을 맡은 것은 국내 게임 사업은 물론이고 해외 사업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LG애드 해외사업부, 야후코리아 게임사업부, 넷마블을 거쳐 지난해 쿤룬코리아에 합류했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다년간 현지 파견 근무를 경험해 중국어는 물론이고 영어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사업 베테랑으로 평가받는다.
임 대표는 지난해 7월에 200억 규모의 대성 CT 펀드를 시작으로 추가적으로 300억 규모의 대형펀드를 조성 중이다. 그는 대규모 펀드 조성에 대해 쿤룬의 낮은 국내 인지도 및 미약한 시장 기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는 중국 게임을 국내에 서비스하고 있지만, 향후 투자로 확보된 국내 게임을 글로벌로 서비스한다는 전략이다.
“향후 국내 10위권 퍼블리셔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라인업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장기적인 개발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안정적 파이프라인을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우수한 프로젝트 및 개발사에 대한 지분 투자가 이뤄질 것이며, 본사 차원에서 직접적으로 진행하는 `초기 투자(Seed funding)`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쿤룬 본사의 경우 차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기업공개(IPO)로 유치한 대규모 자본을 글로벌 사업에 재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임 대표는 “온라인 게임은 물론이고 모바일 게임 사업에도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며 “한국에서 메이저 퍼블리셔로 자리 잡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