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은 `모름`을 해결하기 위해 던지는 지적 자극제다. 안다고 확신하는 사실도 잘 모른다고 생각해야 `물음`이 시작된다. 안다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앎`을 의심해보고 의문을 던져야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앎의 수준을 알 수 있다. 나의 길이라고 생각했던 길이 과연 나의 길인지를 묻고 물어야 한다. 물음의 성격과 방향이 답의 성격과 방향을 결정한다. 내가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내가 걸어갈 길의 방향과 성격이 달라진다. 너의 길이 아닌 나의 길! 오직 나만이 갈 수 있는 나의 길을 찾기 위해서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물음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그 물음을 통해 나오는 답을 사랑할 수 없다. 누군가를 목숨 걸고 사랑하는 것처럼 자신이 던지는 물음표에 목숨을 걸지 않으면 질문도 하찮을 뿐만 아니라 거기서 나오는 대답에도 관심과 애정이 가지 않는다.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사연을 알아야 하는 것처럼, 물음표에 담겨진 사연을 알면 알수록 그 물음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왜 이런 물음으로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는지, 어떤 문제의식 때문에 이런 물음이 제기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스스로에 물어봐야 한다. 세상을 향해 물어보기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스스로 제기한 물음에 대한 진지한 성찰 없이 그 다음 단계로 진입하지 못한다. 물음은 세상을 향해 내가 던지는 질문의 그물이다. 묻지 않고 답을 찾으려는 발상은 그물을 던지지 않고 고기를 잡겠다는 생각과 다르지 않다. 물음표를 뒤집어보면 낚시 바늘처럼 생겼음을 알 수 있다. 다른 고기를 잡고 싶으면 낚시 바늘을 바꿔야 되는 것처럼 다른 답을 얻으려면 다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가 늘 비슷한 답을 얻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어제와 비슷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는 사실도 사실은 잘 모르는 게 대다수다. 그런데 안다고 착각하고 묻지 않는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다시 스스로에게 물어야 다른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과연 나는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얼마나 아는지 다시 묻지 않으면 어제의 생각에 갇혀서 살 수밖에 없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