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부부의 사랑을 담은 `달팽이의 별`이 한국 다큐멘터리로는 처음으로 미국 트라이베카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영화는 시청각 중복장애인 영찬 씨와 척추장애인 순호 씨 부부의 삶을 담았다. 이승준 감독은 방송PD로 활동할 당시 만난 이들 부부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영화로 기획했다.
어렸을 때 앓은 열병으로 인해 시각과 청각을 잃은 영찬 씨는 잠시 스친 손길만으로도 그 사람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는 섬세한 감성의 소유자다. 영찬 씨의 의사소통을 도맡고 있는 아내 순호 씨는 척추장애 때문에 키가 남들 허리춤에 겨우 닿을 정도지만 사랑하는 이의 눈과 귀가 되어준다.
대부분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지나갈 수 있는 일상을 소중하게 받아들이고 감사하는 부부의 모습에서 흔치 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영화는 감동을 강요하지 않고 소소하지만 단단하게 일상의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달팽이의 별은 한국영화 최초로 `배리어프리(Barrier-Free)`로 개봉된다. 청각 장애인을 위한 한국어자막과 시각 장애인을 위해 상황 음성해설로 시청각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다. 가수 김창완이 음성 해설에 참여했다. 22일 개봉.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