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중국 베이징은 삼엄한 경비 속에 긴장감이 흘렀다.
중국 내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기간이기 때문이다. 양회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일컫는 말로 중국 내 주요 정치인들이 수도에 모여 정책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이 기간 동안 70만명의 공안이 베이징 전역을 감시하고, 천안문 반경 200㎞ 상공에는 비행기도 지나갈 수 없다. 양회는 중국 전역에 TV 생중계되는 행사로, 오는 가을 중국의 최고 지도부가 후진타오 체제에서 시진평 주석으로 교체되는 만큼 어느 때보다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대신하는 웨이보, 런런왕=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치솟는 물가` `부동산 거품` `둘째 출산` 등 다양한 정치·경제·사회 현안이 이슈로 떠올랐다. 국내처럼 중국도 젊은 인터넷 이용자를 중심으로 SNS 이용이 활발하다. 물가가 급격하게 치솟으며 이를 비판하는 여론도 거세다. 베이징의 임대료는 최근 5년 사이에 최대 12배까지 뛰어오르며, 수백억대 고급아파트도 등장했다.
중국 정부는 글로벌 SNS의 진출은 막고 있지만, 소통이나 자국 기업의 SNS 서비스 자체를 금지하지 않는다. 이는 자국 기업의 경우 규제가 손쉬운 동시에 해외 기업에 의한 자국 시장 잠식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중국 유학생 박지영씨(28)는 “중국에서 페이스북, 트위터 등 글로벌 SNS 이용은 막혀있지만, 중국인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면서 “중국식 마이크로블로그인 `웨이보(微博)`나 페이스북에 해당하는 `런런왕(人人〃)`으로 충분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 최대 SNS인 시나웨이보의 가입자는 2억5000만명이 넘으며, 이는 세계적으로 5억개의 가입자를 확보한 트위터 다음으로 큰 규모다. 정치적 통제와 경제적 자유로 요약되는 이 정책 운용은 자국 게임 산업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게임 규제는 게임사·부모 중심, 자율규제=중국 정부는 온라인 게임 산업 규제를 자국 게임사와 부모에게 맡겼다. 중국 내 게임 산업 담당 기관인 문화부, 신문출판총서가 주요 게임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자율 규제를 시행 중이다.
지난해 3월부터 베이징시 70개 게임사가 참여하는 `부모감독보호프로젝트`를 도입했으며, 부모를 위한 전문페이지 개설 및 상담페이지를 마련하며 대응하고 있다. 앞서 중국은 2010년 문화부의 지도 아래 텐센트, 샨다, 넷이즈 등 6개 기업이 참여하는 `학부모감독프로젝트`를 시범적으로 시행한 바 있다.
중국 게임사에서 근무하는 최란씨(30)는 “중국에서도 게임중독이 문제가 된 적은 있지만 한국처럼 여러 부처가 나서서 접속이나 이용 자체를 막거나 전면 규제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2000년대 들어 중국 정부는 합자기업 설립 제한과 `판호제` 등을 통해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직접 진출을 차단했다. 이로 인해 상당수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정부의 비호와 풍부한 시장, 한국 온라인 게임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국 게임사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텐센트, 샨다 일부 기업은 국내 게임사 규모를 뛰어넘어 해외 게임사를 M&A 중이다.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중국의 규제 정책이 자국 산업의 보호·육성을 위한 해외 기업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반면 국내의 게임규제는 중소기업의 성장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면서 “국내 산업 육성을 위한 현명한 정책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호소했다.
베이징(중국)=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