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전기통신설비 제공제도 개정 작업을 강행한다. 의무제공사업자 KT는 원안대로 개정시 광케이블 설비 투자를 줄이겠다며 반발 수위를 높였다.
방통위는 지난 주말 서울 서초동 심산기념문화센터에서 개최한 전기통신설비 제공제도 고시개정안 공청회를 마지막으로 의견수렴 절차를 마무리했다. 의무제공사업자 KT가 공청회장에서 반대의사를 굽히지 않았지만 방통위는 당초 예정대로 이번주 고시 개정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방통위는 오는 16일 자체 규제심사위원회를 열어 개정안을 심사한 후 내달 총리실 규제심사가 완료되는 대로 전체회의 의결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재범 방통위 통신자원정책과장은 “이르면 다음달 중 고시개정안 관보 게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앞서 진행한 기술검증 결과를 토대로 관로공간과 광케이블 적정 예비율을 각각 135~137%, 22% 수준으로 정할 방침이다.
방통위는 고시 개정 후 이용사업자 무단 설비 이용 제재와 대가산정 협상 등을 통해 전기통신설비 개방제도를 정착시킨다는 구상이다. 의무제공사업자가 설비 제공을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무작위로 지중화 관로 검사를 실시하는 등 현장감독도 강화할 방침이다.
KT는 9일 최종 공청회에서도 고시 개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KT는 △고시 개정보다는 운영상 문제점을 먼저 개선해야 하고 △통신 3사 자율협의로 설비를 제공해 설비투자를 촉진하고 △통신 3사 모두를 중소통신사 필수설비 의무제공사업자로 지정해 설비제공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사에 참석한 KT 관계자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광케이블 설비 투자를 줄이겠다”는 발언까지 했다. 현재 5년 계획으로 진행하던 광케이블 투자를 개정안 수준에 맞춰 3년으로 축소하겠다는 방침도 전했다.
이용사업자 측은 개정안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사업자 측 한 관계자는 “이번 개정으로 유명무실하던 필수설비제공 제도가 힘을 받게 됐다”며 “개정 이후에도 제도 정착을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