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13일(화) 밤 11시 5분
전통의 고장 경북 안동. 이곳은 유학자들이 모여 살던 선비 마을로 유명하다. 대대로 내려온 종갓집이 옛 전통을 그대로 이어 오고 있다.

종갓집이 즐비한 이곳에는 알록달록한 의상과 화려한 액세서리로 치장한 공주 할머니 정옥분씨가 산다. 옛 전통을 고수하는 이 지역에서는 흔히 만날 수 없는 인물이다. 할머니가 이처럼 꾸미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OBS 멜로다큐 `가족-선비와 공주가 만났을 때`에서는 선비 가문 출신에 보수적인 이태동 할아버지와 정옥분 할머니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정 할머니가 처음부터 화려한 스타일을 고수했던 건 아니다. 뿌리 깊은 양반 집안에 시집와 문중 행사를 치루는 종갓집 며느리로 살아왔다. 하지만 고된 집안일 때문에 결국 우울증까지 걸리게 됐다. 할아버지는 이를 보다 못해 작은 액세서리 가게를 마련해줬고, 이때부터 할머니는 동네 패셔니스타가 됐다.
아직도 갓을 쓰고 다니는 할아버지와 한껏 멋을 낸 할머니는 언뜻 보면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카메라를 들여다보면 많이 닮았다. 노인이 돼서도 여전히 서로를 아끼는 마음을 감추지 않는 그들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