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전자 · IT, 잠재 수출시장 확대개척

[ET단상]전자 · IT, 잠재 수출시장 확대개척

전상헌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shjeon@gokea.org

지난해 전자·IT 수출은 1566억달러로, 무역 1조달러의 금자탑을 세우는데 크게 기여했다. 더욱이 전체 무역수지(321억달러) 두 배 이상인 751억달러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 우리나라 무역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아가 전자·IT산업은 오는 2020년까지 무역 2조달러 시대를 여는 데 또다시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최근 유럽 재정위기 지속,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침체, 이란발 국제유가 불안, 엔저 현상 등 우리 산업계를 둘러싼 국내외 제반 여건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전자·IT업계는 이러한 수출 환경 변화에 더욱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자·IT 수출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TV 등 가전을 중심으로 중국, 미국, 유럽 등 특정 지역을 주력 무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만큼 수출단가 하락과 경기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어 성장 한계에 다다를 가능성이 있다. 최근 이들 지역의 수출 둔화세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이처럼 점점 어려워지는 수출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출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 블루오션 즉, 미개척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중남미, 아프리카, 중동 등 지역이 기회 시장이 될 수 있다.

13억명이 넘는 인구에 역내수요 증가, 자원개발과 IT인프라 확충, 수출 증가에 따른 민간부문 활성화, 해외 투자유입 확대 등으로 연평균 4~5%의 안정적 경제성장률을 시현하는 잠재시장으로 충분한 조건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 대한 지난해 전자·IT 수출 비중은 8.6%에 그쳤다.

중남미는 사회 인프라 구축 확대와 월드컵과 올림픽 등 대형 행사를 앞두고 IT수요가 급속히 증가하는 지역이다. 아프리카시장은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IT 성장 속에 2011년 기준으로 휴대폰사용자 6억2000만명, 인터넷 사용인구 약 7000만 명에 이를 만큼 IT산업이 새로운 성장 섹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동시장은 가파른 유가상승 등에 힘입어 대규모 산업 및 주택 단지 조성 등 막대한 오일머니 투자 속에 소득증가에 따른 풍부한 내수 소비시장은 전자·IT 수출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인도, 러시아 등이 전자·IT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잠재시장이 될 수 있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 IT기업 해외 마케팅 역량은 절대적으로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미개척 시장 진출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현장 밀착형 수출지원이 더욱 요구된다.

중소기업이 진출하고자 하는 지역, 진출 희망 분야 등 요구사항이 사전에 최대한 지원 정책에 반영돼 정책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아울러 현지 시장조사와 정보 제공부터 전시회 및 수출상담회 등 바이어 발굴과 사후관리까지 일괄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대중소기업 동반 진출 사례도 만들어야 한다. 전략적 수출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많은 중소기업을 글로벌 수출 강소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우리 중소기업도 생소한 지역이라고 두려워하지 말고 미개척 시장에 눈을 돌려 적극적으로 도전할 필요가 있다.

관심 지역 전시회, 시장 개척단 등 가용한 판로 개척 수단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현지에 진출해 있는 수출지원기관 등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현지 시장에 맞는 사업 모델 개발, 해외 마케팅 역량 축척 등 자체 노력을 통해서도 독자적으로 수출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우리가 진출하고자 하는 잠재시장은 다른 경쟁국가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현지 시장에 한발 앞서 진출하는 부지런함과 적극성이 필요하다. 지금이 바로 그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