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심스 지음, 에코의서재 펴냄
미국의 생활용품 회사 P&G는 1980년대 멕시코에서 거품을 대폭 줄인 세제 `아리엘 울트라`를 출시했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저장 공간도 크지 않아 큰 히트를 칠 것이라 자신했다죠. 한데 결과는 비참한 참패로 끝났습니다.
문제는 주수요층인 멕시코 육체노동자들의 요구를 무시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버스를 타기에 땀 냄새에 무척 민감했답니다. 그들에게 옷이 깨끗하다는 안도감을 주는 것이 세제의 거품이었는데 P&G의 신세제 `아리엘 울트라`는 옷이 깨끗하게 세척되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었기에 판매가 예상외로 저조했던 겁니다.
여기서 교훈을 얻은 P&G는 민속지학자들과 고위 관리자들을 파견해 세계 전역의 저소득층 가정에 머물면서 그들의 욕구와 열망을 파악하는 `함께 살기`(Living It)을 시작했답니다. P&G의 성공 이면에는 그런 노력이 숨어있던 거랍니다. 이 책의 `문화인류학자처럼 관찰하는 창조적 혁신가들`에 실린 예화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조직 운영에 관한 겁니다. 베토벤, 에디슨은 물론 이라크 전에서 활약한 미 육군의 맥 마스터 장군, 스티브 잡스 등의 사례를 분석해 창조적 혁신의 비결을 정리한 책입니다. 결론은 `리틀 벳`을 끊임없이 시도하라는 겁니다. 여기서 리틀 벳은 “어떤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발전시키고 테스트하기 위해 리스크 부담 없이 해봄직한 시도”를 뜻합니다. 미국의 리더십 개발 전문가인 지은이는 수많은 사례를 분석한 끝에 창조적 혁신의 비결을 8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성장사고관, 실패 견본 만들기, 더하기 피드백, 문제의 축소화, 제대로 질문하기, 다수로부터 조금씩 배우기, 소수로부터 많이 배우기, 작은 승리 축적하기가 그것입니다. 거대한 문제일수록 잘게 나누어 순차적으로 해결하라는 `문제 축소화`편에는 `기민한 소프트웨어 개발방식`이 소개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선 다수의 개별적 문제로 분리하여 1~2주 내로 처리가 가능하게 만들면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결과가 나온다는 겁니다. 이는 선임자가 미리 전체 경로와 계획을 세우고 설계, 테스트, 설치로 실행하는 상의하달식 `폭포수 방법론`과 대조되는데, 미 국방부에서 개발된 이 `폭포수 방법론`은 주변상황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요즘엔 비효율적인 방법이랍니다.
답이 예정되어 있는 수학이나 화학 문제를 푸는 과정을 통해 터득한, 실수를 줄이는 사고방식으로는 이 불확실성 시대를 헤쳐 나갈 수 없다는 지은이의 지적에 공감한다면 이 책을 찬찬히 읽어볼 일입니다.
* 책 속의 한 문장: 실험적 혁신가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두고 너무 성급하고 과도한 분석을 시도하거나, 한 번의 도박 같은 실험에 모든 희망을 걸지 않는다. 그들은 정교한 계획으로 성공 여부를 미리 예측하는 대신, `지금 해야 할 일`에 몰두한다. 실패와 좌절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으며 끈질기게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자료제공: 메키아 (www.mek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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