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선통신(PLC)이 성능 저하로 스마트그리드 업계에서 외면 받고 있다. PLC는 전력선을 이용한 유선 통신기술로 전자식계량기와 결합, 원격자동검침(AMI)뿐만 아니라 수요반응(DR)·실시간요금제 등 다양한 서비스에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15일 관련 업계 따르면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스마트플레이스(지능형소비자) 4개(한국전력·KT·LG전자·SKT) 컨소시엄 사업자 중 PLC 방식을 사용하는 3곳 모두 전면 교체나 일부 교체를 추진한다.
올해 제주 실증사업 최종 평가를 앞두고 3년 만에 내린 결단이다. 고가의 무선 방식을 설치해서라도 검침률을 최대한 올리겠다는 의도다.
정작 한전도 자체 개발한 PLC 외 무선방식 추가를 검토하고 있다. 한전은 한전KDN·전력연구원·젤라인 등과 공동 개발한 PLC 방식을, KT 등은 미국 인텔론 칩을 사용한 PLC 방식 실증사업을 벌여왔다.
PLC 방식은 제주도 등 인구가 적은 지역에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실증단지 컨소시엄 관계자는 “PLC는 특성상 미터기를 통해 신호 증폭을 해야 하는데 제주는 가구 간 거리가 멀어 신호가 약해 간섭이나 노이즈가 심하다”며 “월 1회 과금 기능엔 문제없을지 몰라도 5분·15분단위로 원격검침하는 스마트그리드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별도 모뎀과 안테나 등 복잡한 무선 네트워크 환경을 택하는 것이다.
KT는 최근 PLC를 걷어내고 전면교체를 단행했다. SKT는 일부 교체를, 한전은 방식을 추가하는 등 개선에 나선다.
KT는 제주 실증단지 200여 세대를 대상으로 지난 1, 2월에 PLC를 WCDMA와 와이브로(Wibro) 통신으로 교체했다. SKT도 일부 구간에서 PLC를 들어내고 다른 무선 통신과 재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한전 역시 일부 구간에 무선과 병행해 사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신설 예정인 지중구간에서만 한전 PLC 방식 외 무선통신 방식 추가를 검토하고 있다”며 “땅속 등에서는 제대로 된 성능발휘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2009년 실증사업 첫해 1000여 가구에 설치한 PLC방식이 올해 6월 제주 실증사업 최종 평가를 앞두고 절반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스마트플레이스 AMI 구성 현황
자료:각사 취합. 2012년 1월 기준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