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오션포럼] 녹색 컨설팅·중소기업 기술 동반 수출하자

세계적으로 환경·에너지·기후변화 등 녹색성장사업이 증가하고 있지만 중소기업 참여는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조직과 인적 자원의 부재, 미래 시장 이해 부족 등이 원인이다. 신규 사업을 준비할 때 감당하기 어려운 투자를 동반해야 한다는 점도 중소기업의 녹색성장을 저해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풍부한 자원을 기반으로 성장궤도에 놓인 개도국 중소기업은 더욱 절실하다고 볼 수 있다. 국제연합공업개발기구(UNIDO)·월드뱅크 등 국제기구로부터 다양한 지원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중소기업에 맞춰 정제되지 못한 지원 사업은 허울뿐이다. 녹색 컨설팅은 바로 중소기업의 내재된 역량을 끌어내 녹색시장과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정해봉 에코프론티어 사장
정해봉 에코프론티어 사장

중소기업의 녹색성장은 두 가지 개념에서 바라 볼 수 있다. 녹색경영을 통한 비용 절감 및 환경규제 대응과 녹색 제품, 서비스 및 기술을 동반한 신규 그린비즈니스 창출이다.

녹색경영을 통한 비용 절감 및 환경규제 대응은 유엔환경계획(UNEP)이 1990년도부터 청정생산과 자원순환형 체제를 도입하면서 이미 실행되고 있는 부분이다. 이는 기업의 원자재, 에너지 비용 등을 줄여 기업 운영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환경규제 대응도 가능하게 한다. 신규 그린비즈니스 창출은 중소기업에 생소하다. 경쟁력 있는 녹색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 과감한 투자의 어려움 등이 우리 중소기업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본다.

그동안 몇 가지 사례로 중소기업의 녹색혁신을 도모하는 `ASEM 중소기업 에코이노베이션 컨설팅` 사업을 통해 16개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녹색 경쟁력을 강화하는 시스템 및 프로세스 구축 컨설팅을 제공한 바 있다. 더불어 녹색기술에 대한 동남아시아 현지 수요를 발굴하면서 국내 중소기업의 녹색혁신을 지원하고, 아시아 지역 중소기업의 녹색동반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남아시아는 전력요금 상승으로 석탄 보일러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기가 빈번한 동남아시아에는 우기 때 젖은 석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석탄 과다사용 및 그을음·이산화탄소 등 연소 폐기물이 다량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컨설팅 결과로 석탄 보일러에 젖은 석탄을 굴뚝 폐열로 건조하기 위한 폐열회수 및 온돌시스템 개발을 솔루션으로 제안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석탄 보일러를 사용하는 1개 기업당 평균 소요 에너지 20%와 온실가스 2000톤, 불완전 연소폐기물 30%를 절감할 수 있다. 아직까지 동남아 대부분 우기 국가에서 젖은 석탄 건조시스템 개발은 전무한 상태다. 하지만 폐열회수장치는 국내외 대형 화력 및 원자력발전소 등에서 상용화한 안정적인 기술이기 때문에 이 기술을 국내에서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 모델을 사업화하면 현지 중소기업에는 새로운 사업기회가 생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도 마찬가지임을 주목해야 한다. 또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관련 중소기업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컨설팅업체에서 한다는 것은 새로운 녹색지식서비스 산업 창출을 의미하기도 한다.

동남아시아 등 개도국에서 필요로 하는 녹색기술은 매우 다양할 것이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는 국내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술이 많이 있을 것이다. 수요자와 공급자 분석을 통해 수출 국가별로 특화된 컨설팅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녹색기술과 컨설팅이라는 지식서비스를 동반수출하고 개도국의 지속가능성 수준을 끌어올리는 녹색성장 리더국가로서의 위상을 도모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정해봉 에코프론티어 사장 hbchung@ecofronti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