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통의 바커 부르크하우젠 공장을 가다

독일 화학산업의 역사 바커를 가다.

100년 전통의 바커 부르크하우젠 공장을 가다

뮌헨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반 거리에 독일에서 가장 긴 성채인 부르크하우젠 성이 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국경인 강을 중심으로 고풍스런 시골길을 따라 5분 가량 더 이동한 후 최첨단 화학산업 단지인 켐델타 바바리아에 도착했다.

기자단 일행을 맞은 디터 길레스 바커 부르크하우젠 공장장은 “100년 역사 동안 부르크하우젠 공장은 바커 그룹의 핵심 제조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독일 바바리아주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장이며, 1만명 이상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장 입구에 들어서자 혈관처럼 배관 라인이 공장 곳곳에 뻗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배관은 여러 색깔로 칠해져 있는데, 원재료 이동 경로를 쉽게 파악하기 위한 일종의 표식이다.

규소 원석·암염·에틸렌·메탄올 네 가지 원료가 실리콘을 만드는 기본 물질이지만, 여러 첨가물을 배합하면 3000가지 이상 실리콘 복합 소재를 생산할 수 있다. 일상 생활에서 사용되는 일반 실리콘부터 반도체용 고순도 폴리실리콘까지 부르크하우젠 공장에서 제조된다.

부르크하우젠 공장이 다른 화학 생산시설과 다른 점은 철로와 수로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매년 약 88만톤 실리콘 제품이 부르크하우젠 공장에서 출하되는데, 이 중 28%가 철로로 운송된다. 부르크하우젠 공장 철로는 브레머하펜 항구, 함부르크 항구와 바로 연결돼 있다.

부르크하우젠 공장은 독일 내 대표적인 친환경 생산기지로 유명하다. 공장 안에 있는 수로는 수력 발전을 위한 용도다. 공장 가동 전력 10%가 수력 발전으로 만들어진다. 화학 처리 공정 중 발생하는 가스와 수증기도 공장 가동 전기로 재활용된다. 가스 및 수증기로 생산된 전기는 공장 가동 에너지 비중 40%를 차지한다. 공장 가동을 위한 에너지 50%가 자체적으로 만들어지는 셈이다.

크리스찬 핑거 부르크하우젠 공장 관리총괄은 “공장 가동을 위한 전력 중 친환경 에너지 비중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켐델타 바바리아의 역사는 바커에 의해 시작됐다. 조용한 시골 도시였던 이곳에 100년전 바커가 처음 화학 공장을 세운 이후 25개 화학 기업이 옮겨오면서 산업단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켐델타 바바리아에서 연간 80억유로(약 12조원) 매출이 발생하는데, 이는 독일 화학산업 매출 비중의 6% 차지한다.

켐델타 바바리아에 있는 화학 공장은 바커 그룹의 자존심이다. 2000년 초반 중국으로 제조 기지 대부분을 이전할 때도 부르크하우젠 공장 생산량은 조금도 줄이지 않았을 정도다.

이런 모습 덕분에 바커는 부르크하우젠 시민들로부터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바커는 부르크하우젠 공장 내 직업훈련원도 운영하고 있다.

안드레아 리해 실트로닉 공장장은 “화학산업훈련원은 바커 직원뿐 아니라 외부 기업 직원들도 기초부터 고등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서 “매년 150여명의 독일 젊은이들이 직업훈련원을 거쳐 산업현장에 투입된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