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보통신 매체별 음란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겠다며 칼을 빼들었다. 인터넷·스마트폰·PC·유료TV별로 음란물 차단 체계를 마련한다.
인터넷 웹하드업체가 핵심 표적이다. 업체로 하여금 `음란물 차단기술`을 반드시 갖추게 하고 정부 합동 감시태세를 가동한다. 5월부터 사이버 수사 경찰력을 동원해 음란물을 대대적으로 단속하는 계획도 세웠다.
정부는 기술·교육·단속을 망라한 `첫` 종합적 대책이어서 “특별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기존 행정안전부 정보통신 윤리 교육,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인터넷 심의, 여성가족부 청소년 보호책에 교육과학기술부와 경찰청까지 힘을 보태니 의의가 특별할 만도 하다.
실효가 있을까. 단속을 강화해 음란물을 발본색원한 적이 있던가. 한번도 없었다. 되레 `인터넷엔 재미있는 게 있나 보다` 하는 호기심을 자극해 음란물 유통을 부추기기 일쑤였다. 음성적 콘텐츠 거래의 뿌리가 더 깊어질 뿐이었다.
`음란물 차단기술`이라는 것도 비웃음을 사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동영상에 포함된 특정 신체 부위, 피부색 비율, 신음 소리 등을 분석해 음란물인지를 가려내 차단하겠다는 것인데 과연 될까. 그동안 이런 기술적 시도가 많았지만 엉뚱한 동영상을 차단하는 실수가 잦았다. 그나마 개발을 완료하지도 않은 상태다.
음란물에 노출되는 청소년을 보호하려는 뜻을 모르는 바 아니나 열쇠는 다른 데 있다. 올바른 성교육이다. 성을 감추기에 바쁘거나 대강 얼버무려 청소년의 호기심만 잔뜩 자극했다. 음란물에 더욱 집착하게 조장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상태에선 `정부 종합 대책`이 요식 행사에 지나지 않는다. 공연히 인터넷 이용자와 사업자를 몰아치지 말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