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베리 에릭슨 회장, "LTE 크로스라이선스로 한국기업과 맞손"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이 롱텀에벌루션(LTE)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를 통해 삼성전자,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기업과 협력관계를 넓혀나간다.

19일 방한한 한스 베스트베리 에릭슨 회장은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에릭슨은 LTE 등 통신 관련 특허를 3만개 보유했다”며 “합리적인 수준에서 크로스 라이선스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베스트베리 에릭슨 회장, "LTE 크로스라이선스로 한국기업과 맞손"

베스트베리 회장은 스웨덴금융그룹 SEB 초청으로 발렌베리그룹 관계자들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발렌베리그룹은 가족경영으로 이어져 온 스웨덴 최대 그룹이다. SEB와 인베스터를 양대축으로 에릭슨을 비롯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 항공방위업체 사브 등을 관계사로 거느렸다.

베스트베리 회장은 최근 삼성전자-애플 특허분쟁 등을 감안한 듯 자사 특허에 대해 열린 입장을 표시했다. “에릭슨이 보유한 LTE 특허를 합리적인 비용이란 조건이 성사된다면 언제든 경쟁사를 비롯한 통신업계에 개방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세계 1위 통신인프라 공급사로 꼽히는 에릭슨은 2~4세대 통신에서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했다. 지난해 에릭슨은 모바일 인프라와 트래픽 처리에서 각각 38%, 5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는 “모바일 서비스 가입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크로스 라이선스 필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모바일 관련 기업이 서로 윈윈하고 운영비용을 낮추기 위해 기술을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베스트베리 회장은 방한 기간 중 국내 ICT기업과 두루 만나며 LTE 기술 공유를 논의했다. 19일 저녁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한 삼성 사장단 일행과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동통신 분야에 관한 협력 논의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베스트베리 회장은 앞서 이날 오후에는 이석채 KT 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등과도 별도로 만남을 가졌다. KT와는 이미 클라우드커뮤니케이션센터(CCC)를 함께 개발한 터라 이를 기반으로 LTE 분야 통신장비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LG유플러스와는 LTE음성통화(VoLTE) 상용화를 협의했다. LG유플러스는 오는 10월 세계 최초로 VoLTE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베스트베리 회장은 “이번 방한은 스웨덴 기업이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기획된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한국은 LTE를 가장 빠르게 도입하는 등 세계 통신업계에서 진보적인 지역”이라며 관심을 표시했다. 그는 “한국 시장은 좋은 인프라와 고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테크놀러지 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