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LCD 드라이브IC사업을 대폭 축소한다. 그 대신 DTV 칩세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스마트기기용 핵심 반도체 개발에 집중한다.
경쟁사보다 먼저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려면 핵심 반도체 기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사다 쓰는` 전략에서 `개발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조직을 재편하며 인력을 대폭 늘린다.
LG전자는 최근 LCD 드라이브IC와 타이밍컨트롤러 등의 사업을 대폭 축소했다. 자체 일부 물량을 제외하고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 물량 공급을 중단한다는 방침을 협력업체에 전달했다. 연간 2000억원대로 추정되는 매출을 올리는 사업이다.
LG전자는 그 대신 핵심 역량을 스마트TV용 칩세트와 스마트폰용 AP 등에 집중했다. 지난 연말 조직개편에서 시스템IC(SIC)센터를 SIC연구소로 바꾸고 센터장인 손보익 상무를 전무로 승진해 힘을 실었다. 인력도 대대적으로 보강한다. DTV연구소 산하 SoC 연구조직을 SIC연구소 산하로 이관했다. 작년 초 300명 수준이었던 인력은 올해 초 5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성과도 보인다. LG전자가 2년 동안 개발한 DTV 핵심칩 L9은 최고급 시네마 3D TV(모델명 LM9600, LM8600)에 장착됐다. 이 회사가 자체적으로 DTV 칩세트를 개발한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6년 만이다. 칩 설계 능력을 확보해 신기술 조기 대응이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DTV 전문 칩기업과 구매 및 기술 협상도 유리해졌다.
AP는 내년 초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당초 듀얼코어 AP를 개발하려 했으나 시장 변화를 감안해 쿼드코어 제품 개발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경쟁력 향상을 위해 SIC연구소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은 맞다”며 “스마트TV 칩세트가 좋은 반응을 얻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 SIC사업 변화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