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무배당 원칙을 깨고 향후 3년간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현금 자산 450억달러(약 50조원)를 쓰겠다는 애플의 결정에 월가는 긍정적 반응을 내놨다.
19일(현지시각) 애플의 주식시장 종가는 15.53달러(2.65%) 오른 601.10달러였다. JP모건,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파이퍼제프레이, 메릴린치, 바클레이, 도이치뱅크 등 대부분의 증권사와 투자은행들이 매수 주문을 유지하거나 목표가를 올렸다.

JP모건의 마크 모스코위츠는 “애플의 1.8% 배당수익 계획은 투자자들이 기대한 2~3%보다는 좀 작지만 자사주 매입 계획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모건스탠리의 케이티 허버티는 “배당은 주주들에게 가장 호의적인 소식”이라며 “2002년 이래 기술주 가운데 배당수익 상위 3분의 1은 하위 3분의 1보다 14% 높은 실적을 냈다”고 호응했다.
월가가 애플의 결정에 긍정적 반응 일색인 것은 애플이 주주 배당을 하는 것이 1995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고(故) 스티브 잡스 전 CEO가 `배당 보다 현금 보유`를 고집함에 따라 1995년 이후 배당을 하지 않았으나, 더 이상 시장의 요구를 저버릴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애플 지분을 보유한 연기금 등이 애플에 계속 배당을 요구해 왔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 자금을 투입하고도 현금은 충분하며 기존 전략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해 투자자들의 잠재된 우려조차 잠재웠다.
월가는 애플이 배당 이후에도 현금을 꾸준히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믿음을 드러냈다. 현재 애플은 현금자산을 1000억달러 보유하고 있어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고도 상당한 현금을 보유하게 된다. 더구나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구가하고 있어 현금 추가 확보가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다. 애플이 지난 16일 출시한 스마트패드(태블릿PC) 신제품 `뉴 아이패드`는 나흘 만에 300만대가 판매됐다.
애플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향후 3년간 분기별로 주당 2.65달러(총 350억달러)를 배당하고, 자사주 매입에 100억달러를 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배당은 2012회계연도 4분기(7~9월)부터 시작하며, 자사주 매입은 오는 9월 30일 시작되는 2013회계연도부터 시행한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