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 스토어`를 계기로 콘텐츠가 통신 시장에서 새로운 축을 차지했다. 폐쇄적이던 모바일콘텐츠 시장이 단숨에 사용자가 골라 쓰는 개방형 구조로 바뀌었다. 하드웨어 중심 휴대폰 시장이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중심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콘텐츠 영향력은 영화 `아바타`를 통해서도 입증됐다. 별 진전이 없던 3D 콘텐츠 시장이 영화 한 편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3D 콘텐츠 개발이 활성화됐고 3DTV, 3D 스마트폰 등 제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콘텐츠는 이동통신 서비스에서도 필승 카드로 자리잡았다. 좋은 콘텐츠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사용자들이 네트워크를 더 많이 쓰게 한다. 이는 이동통신 기술 발전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지식통신시대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콘텐츠 발굴이 중요한 이유다.
지식통신을 대표하는 킬러 콘텐츠는 통신망 사용을 활성화해 인프라 구축을 앞당긴다. 자연스럽게 또 다른 콘텐츠 산업의 가능성도 열어준다.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무엇보다 모바일 콘텐츠의 중요성이 크다. 모바일 콘텐츠는 일반적인 디지털 콘텐츠의 멀티미디어 특징에 상호 작용성, 이동성, 휴대성, 개별성 등 고유의 가치를 추가로 지녔다. 모바일 콘텐츠는 전통적인 음원·이미지·동영상·게임·정보 콘텐츠는 물론이고 지불·위치기반·마이크로 블로그 같은 새로운 유형 콘텐츠도 포함한다.
단일기기를 벗어나 복수 기기에서 동일한 콘텐츠를 연속적으로 사용하는 N스크린도 늘어난다. 모바일 클라우드가 그 중 하나다. 콘텐츠를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해놓은 뒤 사용자는 단말 또는 홈 기기에 직접 콘텐츠를 내려 받는다. 사용자 기기와 콘텐츠 정보를 활용해 각 단말기 사용자환경(UI)을 통일할 수 있고 연속적인 서비스도 가능하다.
대부분 유료로 제공되던 모바일 콘텐츠는 최근 콘텐츠 자체는 무료로 전환되는 추세다. 대신 콘텐츠 내 광고비로 수익을 대체하는 IAP(In-App Purchase)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모바일 콘텐츠 발전 과정에서는 몇 가지 중요한 흐름이 발견된다. 첫째, 단일 단말기에서만 동작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서로 연결된 여러 단말에서 상호 유기적으로 동작하는 콘텐츠가 새롭게 부각된다. 둘째, 모바일 단말기뿐만 아니라 네트워크에 연결된 서버와 상호 동작하는 콘텐츠가 늘어난다. 이는 모바일 단말의 하드웨어 제약에서 벗어나 좀 더 많은 기능과 실시간 정보를 콘텐츠에 더할 수 있도록 한다.
다음은 콘텐츠가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IAP에서는 콘텐츠가 광고 플랫폼 역할을 한다. 콘텐츠 제공자, 소비자, 광고주 등이 참여해 각각 새로운 가치를 획득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콘텐츠를 포함한 모든 발전 저변에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있다는 점이다. 콘텐츠와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처리하기 위해 방대한 데이터 처리와 빠른 속도를 지원하는 새로운 통신 기술이 필요하다.
김채규 ETRI 융합기술연구부문 소장 kyu@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