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역할 패러다임 대전환…경영자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최고경영자(CEO)가 기업 내 최고정보책임자(CIO)에게 CEO에 준하는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지 않으면 기업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른바 CIO 경영중책론이다. 기업 수익과 내부 업무 효율이 IT와 직결되는 상황에서 CIO 결정이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전자신문 CIO BIZ+와 한국CIO포럼이 22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개최한 `CIO 서밋 2012`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은 기술 급변으로 CIO 역할에 대변혁이 필요하다는 데 목소리를 같이했다. 전자신문 30주년과 CIO BIZ+ 3주년에 맞춰 열린 이번 행사는 `창조적 혁신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라`란 주제를 다뤘다.

폴 뮬러 HP 부사장은 `성과지표(KPI)에 기반한 혁신적인 IT 경영전략` 기조강연에서 “IT(정보화) 투자가 기술적으로는 성공했더라도 수익을 내지 못하고 고객이 만족하지 않으면 그 투자는 실패한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는 굴지의 다국적기업이 정보화 투자 후 오히려 손실이 발생해 CIO가 물러난 사례를 들며 “투자 실패가 곧 비즈니스 실패로 이어지는 시대”라고 덧붙였다.

뮬러 부사장은 “3개 IT프로젝트 가운데 2개가 실패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CIO는 이를 막기 위해 프로젝트별 성과평가시스템을 도입하고, 성과에 따른 보상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신균 LG디스플레이 전무(CIO)는 `가치 창출을 위한 IT부서의 역할` 주제강연에서 “IT부서는 얼마나 능동적으로 수요(니즈)를 찾아내고 이를 적용해 효과를 검증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거 IT인프라를 구축해 모니터링하고 현업부서 문의에 응대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문이다. 그는 IT부서 중심의 `톱다운(Top Down)`이 아닌 현업 중심의 `바텀업(Bottom Up)` 방식 프로젝트 전개를 주문했다. 현 전무는 “막대한 투자 후에도 업무 비효율이 그대로 남았다면 의견을 제대로 듣지 않은 결과”라며 “기업에 진정한 가치를 줄 수 있도록 개발하고 그 과정에서 결과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가치창출을 위한 IT 혁신 과제` 주제로 열린 패널토론에서도 동일한 주장이 나왔다. 패널로 나선 송정희 KT 부사장은 “IT가 사업부 비즈니스를 위한 단순 지원역할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와 동등한 위치에서 윈윈(Win-Win)하는 관계가 돼야 한다”고 말했고, 유석흥 국민은행 부행장은 “현업부서와 따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안 된다. 그들이 생각해낸 아이디어를 IT가 가진 많은 정보와 기술을 조합해야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