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모바일에서 가장 유망한 분야 가운데 하나입니다.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핵심 콘텐츠도 사진입니다.”
김세중 젤리버스 대표(32)는 다소 흥분된 목소리였다. 최근 출시한 사진 보정앱 `HDR FX`가 22일 미국 앱스토어 무료 앱 전체 순위 10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 앱 가운데 게임을 제외하고 미국 무료 앱스토어 순위 10위권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표는 “유료로 출시한 HDR FX가 한국 유료 앱 순위에서 10위권에 든 것을 기념해 지난 19일부터 무료 제공 이벤트를 진행 중”이라며 “이벤트 3일만에 34개국에서 무료 앱 순위 1위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앱을 다운로드하는 사람이 하루에 34만명을 돌파했다.
화제의 `HDR FX`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거나 불러와 다양한 편집 효과를 낼 수 있는 앱이다. 기본 제공되는 필터가 42개에 이른다. HDR 기술을 활용해 단순히 필름 효과 연출 뿐만 아니라 섬세한 색 보정이나 질감을 올려주는 특수한 기능을 제공한다.
김 대표는 “사진을 예쁘게 보정해주는 앱은 많지만 사진을 찍을 당시 현장의 생동감을 부여해주는 앱이 드물다”며 “HDR FX는 하늘과 땅을 구분해 따로따로 효과를 줄 수 있는 유저인터페이스(UI)가 신선하다는 반응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고등학생 때 비보이 활동을 했고, 연세대 재학 시절에는 세 번이나 창업을 했다. 홍대 거리의 한 클럽을 인수, 운영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몇몇 클럽주와 의기투합해 `클럽데이` 원형인 `클럽페스티벌`을 열어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 때는 사업이 망해 신용불량자 딱지를 달고 지내기도 했다. 스마트폰 앱 사업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은 건 NHN과 넥슨에서 근무하면서부터다. 넥슨에서 온라인 게임과 웹 플랫폼 사업을 구상하던 그는 2008년 4월 소집해제 뒤 바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만든 회사가 바로 젤리버스다.
젤리버스는 지난 2010년 `미니 DSLR`이라는 사진 촬영 앱을 비롯해 `큐보로` `FX 포토에디터` `펌프` `애니멀 카메라` 등 사진 관련 앱으로 유명해졌다. 모바일 사진 앱 자체 개발엔진 등을 보유해 아시아 유망기술 기업 톱10에 오르기도 했다.
젤리버스는 현재 유·무료 사진 앱으로 200만명가량 회원을 모은 상태다. 연말이면 1200만명 회원 커뮤니티가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 등장으로 앞으로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을 PC에서 사용하기 보다는 바로 스마트폰에서 처리하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앞선 사진 앱을 기반으로 사진 중심의 SNS같은 서비스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