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5일 한·미 FTA가 발효됨에 따라 마침내 우리나라의 경제영토는 세계 시장의 60%를 넘어섰다.
KOTRA가 미국, 일본, 중국 소재 해외무역관을 통해 접수한 투자 관련 문의내용을 분석한 결과, 미국뿐만 아니라 엔고·전력난을 피해 해외 진출을 모색 중인 일본 기업들도 한국 투자에 대한 관심이 크다.
항만·도로 등 탄탄한 인프라와 안정적인 전력 환경과 더불어 미국, EU 등지로 수출할 때 관세철폐 효과까지 부수적으로 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한·EU 및 한·미 FTA 발효에 따라 경제영토 확대는 물론 대외 신인도 제고로 우리나라를 글로벌 생산기지나 R&D 센터 또는 아웃소싱 거점으로 삼기 위한 선진 외국 기업의 투자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일본 도시바가 국내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기계설비업체인 유니슨에 대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또워런 버핏이 투자한 금속절삭가공 공구분야의 글로벌 히든 챔피언 기업이라 할 수 있는 대구텍의 경우 이스라엘의 첨단기술력을 바탕으로 오는 4월초 대구시 달성군 제2공장 준공을 앞두고 본격적인 글로벌 생산기지로서의 가동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미 FTA에 따른 경제영토 확대의 유리한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중국 등 외국으로 나갔던 국내기업의 U턴이 속속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국내에서 핵심 기계류〃부품 등의 생산활동을 해야만 원산지 규정을 충족시킬 수 있으며, 관세장벽 철폐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우리 기업들이 많이 나가 있던 중국 등지의 급속한 인건비 상승과 외투기업에 대한 사회보장세 등의 부담가중으로 운영비가 급증하는 한편 각종 규제 강화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식경제부, 관세청, 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에서는 FTA 활용을 조기에 극대화하기위하여 각종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으며, 국토해양부에서는 U턴 기업 전용 산업단지를 조성함과 동시에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근로자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미니복합타운 사업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등 10개 국책연구원이 지난해 8월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미FTA 발효는 이후 10년간 GDP 성장률을 5.7%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같은 투자증가와 경제성장률 상승을 포함하는 FTA 특수가 진정한 국민경제의 호재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에 비하여 양질의 풍부한 기술인력과 저렴한 공장부지, 규제완화 등 기업활동에 매력적인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FTA 특수가 결실을 맺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인적자원의 원활한 공급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선 단기간에 기술인력을 공급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존의 기술인력 양성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노동부가 금년부터 시작하고 있는 `지역공동훈련 컨소시엄 사업`은 이러한 기술인력 수요를 충족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내 기술인력 공급을 감안하여 우수한 자질을 가진 청소년들이 흥미를 갖고 모여들게끔 하여 잘 키워내야 한다. 현재 전국에 산재한 공업고등학교나 직업전문학교를 적극 활용한다면 최소의 비용으로 마이스터고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단기간에 끌어 올려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와 함께 이공계 대학에 대해서도 차별적인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여야 한다. 외국인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기술인력 부족문제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것이며, 타이밍을 놓쳐 만시지탄(晩時之歎)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박영탁 한국기계산업진흥회 부회장 y@koami.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