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기회, 글로벌 톱을 꿈꾼다] <하> 최고 유망기술 6선

`유리창이 TV로 변하고, 가게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길거리 쇼윈도만 터치해도 제품 정보가 유리창에 ….`

산업기술연구회가 지난 해 `세계 1등`이 될 것으로 확신한 6개 기술 가운데 하나인 `투명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영화에서나 보던 이 같은 세상이 조만간 도래한다.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보편화될 2020년께 되면 시장 규모가 9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산기회가 국부 창출에 가장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 6개 기술과 향후 계획을 요약, 정리했다.

ETRI 연구진이 투과도 조절 투명디스플레이를 차량 앞유리창을 이용, 내비게이션에 적용한 모습이다.
ETRI 연구진이 투과도 조절 투명디스플레이를 차량 앞유리창을 이용, 내비게이션에 적용한 모습이다.

◇ETRI, 6개 중 3개나 선보여=ETRI는 `투명디스플레이 기술`로 당장 18억원을 벌어 들였다. 업체에 기술이전한 대가다. ETRI는 기술개발 과정에서 해외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논문만 153편을 냈다. 해외 특허는 12건 출원했다.

`패킷-광 통합스위치 기술`과 `휴대형 한·영 자동통역기술`도 ETRI가 세계 1등에 도전장을 낸 기술이다.

통합스위치는 광전송망과 패킷망을 하나로 통합한 기술이다. 전달 망 구축 및 운영 비용을 현재보다 30%이상 절감할 수 있어 녹색기술로도 불린다. 이 기술로 ETRI는 국제표준을 2건 확보했다. 핵심·원천특허는 69건 출원했다. 10개 기업이 제품 출시를 위해 기술을 이전해 갔다.

이외에 자동통역기술도 음성인식률 등이 현행 구글 서비스보다 뛰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석유화학서도 해외시장에 도전장=한국화학연구원과 SK이노베이션이 공동 개발한 `촉매이용 나프타 분해공정 기술`이 상용화 작업을 마치고, 해외시장에 진입했다.

양 기관은 중국 산시성 `옌창석유화학`에 20만톤급 나프타 분해 능력을 갖춘 생산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 기술은 원유(나프타)로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이나 프로필렌을 제조하는 방법을 혁신적으로 바꿨다. 나프타 분해를 열 대신 촉매로 하도록 설계해 공정비용을 최소 20%이상 절감했다.

이 기술 마케팅을 담당한 미국 플랜트 엔지니어링 업체 KBR은 옌창 외에도 중동 등으로 마케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전기연도 2개 기술 내놔=전기연구원의 자기부상 응용 100㎚급 대면적 원통나노금형제작기술과 그래핀 대량제조 기술도 과학기술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상진미크론과 쓰리에스엠케이, 뉴옵틱스가 5년에 걸쳐 200억원을 투입한 원통나노금형제작기술은 반도체 대국 유럽과 일본 기업, 연구소를 모두 제치고 세계 처음 개발한 첨단 기술이다.

또 그래핀 대량제조 기술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산업적으로 널리 쓰이게 하는 초석을 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는 2018년 시장 규모만 2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소원과제 18개 개발 착수=지난해 연구회가 선정한 소원과제 18개가 올해부터 개발에 들어간다. 이 과제는 우리나라 미래 성장동력을 견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연구회 관계자는 “18개 가운데 일부는 도전과제로 영입할 계획”이라며 “올해 상반기 도전과제 선정에 이어 하반기에 6개 정도를 성과로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