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검색의 편리한 자동 완성 기능이 일본에서 명예훼손 소송에 휘말렸다. 법원은 원고 손을 들어줬지만 구글이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혀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26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은 구글 검색의 `서제스트(Suggest)` 기능이 사건의 발단이 됐다고 전했다. 이 기능은 입력한 글자와 연관 있는 단어를 미리 제시해 타자를 덜 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구글 검색 창에 `전자`라고 치면 `전자신문`이나 `전자책` `전자정부` 등 자주 검색되는 단어가 나타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일본의 한 남성은 자신의 이름을 입력하면 범죄를 연상시키는 단어가 뜬다며 미국 구글에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구글이 응하지 않자 남성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남성의 변호사는 “서제스트 기능에서 나온 범죄 관련 단어로 의뢰인을 악의적으로 비방하는 글이 인터넷에 많다”며 “의뢰인은 이 문제로 채용되지 않는 불이익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도쿄 지방법원은 원고의 요청을 받아들여 서제스트 기능 수정을 명령했지만 구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금도 남성의 이름을 치면 명예훼손 우려가 있는 단어가 나온다고 알려졌다. 구글은 “회사 규정상 기능 표시 중지 사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원고 변호사는 구글이 법원의 결정에 계속 따르지 않으면 금전적 배상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사는 “명백히 위법인 정보는 재판을 거치지 않아도 삭제할 수 있는 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