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스포츠 이벤트의 해`로 해로 불린다.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국제적 스포츠 이벤트인 런던 올림픽이 오는 7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향한 대륙별 최종 예선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또 시범경기부터 매진행렬을 기록 중인 프로야구도 개막 전부터 역대 최다관람객 경신 전망도 밝다.
스포츠게임의 해를 맞아 국내 게임사들의 스포츠게임 서비스도 꽃을 피울 전망이다. 우선 오는 4월 프로야구 시즌의 개막과 함께 무르익은 야구게임 서비스도 경쟁적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새로운 기능 추가를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폭력성, 선정성과 거리가 먼 스포츠게임은 온라인 게임에서도 주류장르인 롤플레잉게임(RPG)나 FPS게임 시장을 제치고 각 게임사의 주력 장르로 떠올랐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고, 각종 스포츠 대회와 연계 이벤트 및 마케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거 게임업계에서도 캐주얼 게임 시대를 맞아 테니스, 탁구, 배구, 볼링, 비치발리볼까지 다양한 생활체육 종목을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하는 시도를 해왔다. 그러나 종목 자체의 대중적 인기와 개발력 집중으로 인해 시장 안착에 성공한 것은 야구와 축구, 골프 등으로 손꼽힌다.
◇스포츠게임 최고 인기 종목은 `야구`=농구 게임 `프리스타일`이 국내 스포츠게임 시장을 연 뒤 가장 많이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어진 종목은 야구다. 국내에서도 국민적으로 가장 인기가 높은 종목이자 최근 프로야구 열풍과 함께 영화, 드라마, 만화 등 게임에서도 야구는 가장 많이 제작되는 스포츠 장르가 됐다.
네오플이 `신야구`를 개발하면서 국내에서 가장 먼저 온라인 야구 게임을 선보였고, `마구마구`가 6년간 서비스된 장수 게임으로 명실상부 간판 타이틀 역할을 하고 있다. 야구 게임이 게임포털의 인기 콘텐츠이자 주요 수익원으로 떠오르자 네오위즈게임즈와 KTH도 각각 `슬러거`와 `와인드업`을 선보이면서 시장 장악에 나섰다. 엔트리브가 일본 비디오게임사 세가와 공동 개발한 `프로야구매니저`는 시뮬레이션 게임 시장을 열면서 단숨에 인기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에는 NHN이 자사 스포츠페이지에 자체 개발한 웹 기반의 야구게임 `야구9단`을 선보이면서 `마구마구` `슬러거` `프로야구매니저` 3강 구도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세가퍼블리싱코리아도 자체 개발한 `메이저리그매니저 온라인`을 직접 서비스하면서 야구게임 시장에 뛰어들었다.
야구 게임이 한 발 앞서 개발된 농구나 축구, 골프보다 시장을 크게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기록 위주 종목 자체의 특성과 잘 만들어진 부분유료화 모델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축구나 농구가 이용자의 캐릭터 조작능력에 따라 경기 결과가 달라지는 요소가 큰 반면에, 야구는 게임 내 액션성 외에도 운영이나 경영, 조합 등에 따라 다양한 전술을 펼칠 수 있고 게임의 결과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 연도별 선수카드의 도입과 주 타깃층인 30대 이상을 겨냥한 마케팅도 큰 효과를 거두었다.
야구 게임 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한층 진화된 기능과 실감 야구 게임의 등장으로 전환기를 맞을 전망이다. 오는 4월 초 공개되는 애니파크의 `마구더리얼`은 언리얼3 엔진으로 개발됐으며, 국내 프로야구 선수의 비주얼을 최대한 실사와 가깝게 묘사했다. 또 `마구:감독이 되자`는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프로야구매니저`와 `야구9단` 등과 경쟁할 예정이다. 이처럼 다양한 야구 게임의 등장은 즐기는 야구게임에서 보는 즐거움까지 극대화시키며 야구 게임의 수준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축구 게임의 1강 `피파` 춘추전국시대 맞는 스포츠게임=월드컵을 치르면서 야구 게임 못지않게 시장에 관심을 받았던 장르가 축구 게임이다. 프로 야구를 제외하면 국가대표 종목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축구를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하려는 시도도 다양했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전후해서는 약 20여종에 이르는 온라인 축구 게임이 동시다발적으로 개발되기도 했다.
현재는 EA와 네오위즈게임즈가 공동 개발한 `피파온라인2`가 월 최대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서 1강으로 군림하고, 다양한 장르의 축구게임들이 춘추전국 시대를 이루고 있다. `피파온라인2`는 피파 공인 라이선스를 활용해 만들어진 세계의 유명 클럽과 선수들을 직접 조작하면서 실제 경기를 즐기는 방식이다. 새로운 시즌마다 선수들의 이적 상황이나 경기 기록, 유니폼 등이 반영되어 축구팬들이라면 반드시 즐기는 게임이 됐다.
이외에도 `프리스타일 풋볼은 `프리스타일` 농구 시리즈로 노하우를 보유한 JCE가 개발한 축구 게임으로 키퍼를 제외한 3대3 방식의 미니 축구 게임 방식이다. 프리스타일 시리즈가 가진 개성적 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돼 만화같은 카툰렌더링 방식을 차용했으며, 소녀시대 등 축구 선수가 아닌 여성 아이돌 캐릭터가 게임에 등장하기도 한다. 한빛소프트의 `FC매니저`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축구 기반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출시돼 자사를 대표하는 타이틀 중 하나가 됐다.
축구 게임은 올해를 기점으로 더욱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게임사들이 해외 유명 스포츠게임 제작사와 손잡고 잇달아 온라인 축구게임 개발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NHN이 일본 코나미와 제휴해 `피파온라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닝일레븐`을 온라인 게임화하는 데 착수했다. 지난 지스타2011에서 빌드의 첫 선을 보였고, 연내 서비스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KTH는 지나친 몰입도로 인해 유럽에서는 `이혼제조기`로 알려진 매니지먼트게임 `풋볼매니저`를 세가, 스포츠 인터랙티브(SI)와 힘을 합쳐 온라인 게임화하고 있다. `풋볼매니저` 시리즈의 개발사인 영국 SI는 게임 클라이언트와 매치 엔진 등 게임 구동에 필요한 핵심 기능을 개발하며, KTH의 게임사업부인 올스타는 유저 인터페이스(UI) 디자인과 온라인 환경에 최적화된 서버 개발, 온라인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실제 축구에 버금가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게임 장르간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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