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호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 happynews@kodima.or.kr
영국 런던 올림피아에서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열린 `IPTV 월드포럼 2012`는 ? 년 안에, 아니 이르면 연내에 TV 생태계가 혁명적으로 변할 것임을 예고했다. 참석한 전문가들은 TV 변혁 방향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마침 오는 7월 이곳 런던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린다. 이를 계기로 TV가 어떻게 바뀔 지 관심이 쏠렸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엔 HDTV,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는 3DTV 선풍을 일으켰다.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I플레이어, 온라인 비디오 플레이어 등으로 온라인 시대를 주도한 마크 톰슨 BBC 사장은 런던 올림픽 이후 퇴임한다. 후임자가 전통TV를 어떻게 혁신시킬지 포럼에서 다양한 예측이 나왔다.
참석한 전문가들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애플TV다. 애플이 5년 전 아이폰을 내놓은 후 모바일 세상을 혁명적으로 변혁시켰듯이 TV생태계도 완전히 바꿔 놓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애플은 이미 프리미어리그 축구중계권 확보 협상을 진행한다. 담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담는 통합TV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화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또는 소셜TV다. 어떤 방송이든 SNS와 융합하지 않고 발전하기 어렵다. 미국 MTV 디지털 총책인 크리스틴 프랭크가 인기가수 비욘세로 대박을 터뜨린 얘기를 꺼냈다. 비욘세는 MTV 시상식에서 임신사실을 밝혔다. MTV는 곧바로 트위터에 이 사실을 올렸고, 초당 9000건의 트윗이 이어졌다. MTV는 SNS 전담팀을 통해 몇 편의 뉴스속보를 제작해 페이스북 등에 계속 올렸다. 이 한건으로 MTV는 1억3000명의 페이스북 팬을 확보했다. 트위터 팔로어도 5백만에 달했다.
SNS와 TV 관계를 보면 첫째 SNS가 TV 콘텐츠 자체를 바꿔 놓는다. 유명가수 비욘세의 시상식 참석보다 임신 사실 자체가 주요 콘텐츠가 됐다. 둘째 SNS는 또 다른 플랫폼으로 바뀐다. 트위터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트위터들은 그 사회에서 통하는 하나의 디지털 통화(digital currency)가 됐다. 이들은 MTV를 위한 브랜드 대사(brand ambassador) 역할도 수행했다. 셋째 국경을 완전히 무너뜨린다. SNS를 이용하는 미국 젊은층이 1억명으로 단일국가로 가장 많지만 계속 확산 중이다. 앞으로 국경을 초월한 SNS 콘텐츠가 확산될 것이다.
K팝이 해외에서 불같이 번진 것도 바로 SNS를 매체로 한 소셜TV의 영향이라는 분석들이다. 한국 가수들이 아무리 뛰어난 가창력과 율동성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갖췄다해도 소셜TV 없이 세계를 열광시키기는 불가능하다는 지적들이다. 인포마텔코의 수석애널리스트 닉 토마스는 2012년을 `소셜TV의 해`라고 부르면서 방송사들이 SNS를 TV속으로 끌어들이지 않고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TV진화는 스마트폰과 같이 이제 TV도 언제 어디서나 시청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PC, IPTV 등 어떠한 기기로든 끊임없이 TV를 보는 멀티스크린 기술이 더욱 발전한다. 포럼에선 어디서나(TV everywhere)와 여기서도(TV here)라는 구호가 유행어처럼 나왔다. TVE(TV Everywhere)는 일반화한 방송용어가 된듯하다.
포럼 참석자들로부터 자주 접한 진화는 하이브리드현상(hybrid solutions)이다. IP는 이제 거의 모든 TV의 보편화한 수단이 돼 방송과 IP간 하이브리드(all kinds of broadcast and all kinds of IP connections)솔루션이 TV를 더욱 우리들 가까이 끌어다 놓는다. 여러 기술진화 현상을 볼 때 2012년은 TV방송의 역사적인 하나의 큰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게 포럼 참석자들의 한결같은 결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