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홍수 속에서 피처폰을 몇 년 동안 고집하거나 최근에 재개통하는 사람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을 겨냥한 신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는 추세다.
뉴욕타임스는 26일 스마트폰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반대급부로 피처폰을 재개통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마트폰과 반대라는 의미를 담은 `덤폰(dumbphone·바보폰)`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다.
시카고에 거주 중인 잭 모리스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최근 4년 전에 사용하던 카시오 피처폰을 다시 개통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인터넷 액세스 버튼을 잘못 누르면 무시무시한 요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지만 피처폰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에 사는 크리스틴 디파스쿠오를 비롯해 4명의 친구들 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들은 모두 삼성전자 콘보이 피처폰을 사용 중이다. 어니스트앤드영 애널리스트인 짐 해리그는 4년 전에 샀던 카시오 방수폰을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그는 너무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남발해 사람들의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이 당신의 뇌에 행하는 것들`의 저자 니콜라스 카는 스마트폰의 폐해에 대해 “스마트폰 웹서핑은 당신의 두뇌를 다양한 방식으로 자극할 수 있지만 어떤 한 가지 사안에 대해 진득하게 집중할 수 없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PC에서 해방됐을 때 머리가 쉴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욕구를 겨냥한 신형 피처폰이 등장하고 있다. 유명 산업 디자이너 이브 베하는 카메라, GPS, 애플리케이션 마켓도 없는 휴대폰을 내놨다. 영국에서는 단 세 개의 손가락으로 조작할 수 있는 휴대폰이 나와서 화제를 모았다. 이름도 `쓰리돔(threedom)`이다. 네덜란드의 존 도 암스테르담 업체 역시 오직 전화 수발신만 가능한 휴대폰인 `존스 폰(john`s phone)`을 선보였다.
의류 브랜드 어반 아웃피터스는 20달러짜리 피처폰 플라스틱 케이스를 다시 출시했다. 뉴욕타임스는 이같은 추세라면 피처폰 주변기기 시장도 부활할 것이라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