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부호가 투자한 16세 스타트업 창업자의 엄청난 포부

“곧 수백억원의 가치가 될지 모르는 기술을 당장 팔 이유가 없죠.”

부모 덕 톡톡히 본 30대 스타트업 창업자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아시아 최대 부호 리카칭 회장이 선택한 16세 소년의 포부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 섬리 CEO 닉 달로이시오(Nick D`Aloisio) 군이 그 주인공이다.

아시아 최대 부호가 투자한 16세 스타트업 창업자의 엄청난 포부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을 방문한 달로이시오 군을 인터뷰했다. 1995년 11월에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으니 이제 16세 소년이지만 여느 CEO 못지않은 경영 능력과 미래 비전을 갖췄다.

12세부터 아이폰 앱을 만들기 시작해 3년 동안 무려 3만달러(약 3400만원)를 벌었다. 달로이시오 군을 세상에 알린 앱은 지난해 봄 만든 `섬리(Summly)`다. 회사 이름과 같은 이 앱은 웹페이지 내용이나 검색 결과를 신속하게 요약해준다.

달로이시오 군은 “현대사 공부를 할 때 구글로 인물 검색을 했는데 너무 방대한 결과가 나와서 곤란했다”며 “두 달 정도 걸려서 검색 결과를 요약해주는 앱을 개발했는데 인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그를 세계적 유명인으로 만든 계기는 리카싱(李嘉誠) 청쿵그룹 회장의 투자다. 리 회장은 재산이 240억달러(약 26조3500억원)로 추산되는 부호다. 리 회장은 섬리 발표 후 두 달 만에 달로이시오 군의 회사에 30만달러(약 3억4000만원)를 투자했다.

달로이시오 군의 능력은 역할 변화에서 잘 나타난다. `시간 절약`이라는 기술 방향을 정한 후 개발은 더 뛰어난 인력에게 맡기고 자신은 경영일선에 나섰다. 다수의 세계적 기업과 사업 협력과 라이선스 협상을 진행 중이다. 내로라하는 한국 전자 업체와도 만났다고 그는 밝혔다.

기술을 팔 의사가 있느냐는 니혼게이자이의 질문에 그는 “시간을 절약해주는 스마트폰 기술은 앞으로 5000만달러(약 570억원)의 가치가 될 수도 있다”며 “우리가 계속 성장한다면 구글의 라이벌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고 일축했다.

달로이시오 군은 이제 막 걸음을 뗀 수많은 스타트업 CEO 중 한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고2에 해당하는 나이를 감안하면 놀라운 감각과 배포다. 스마트 시대의 경쟁력은 소프트웨어다. 얼마나 많은 달로이시오 군이 나오느냐에 국가 경쟁력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