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전용 창업자금이라는 좋은 제도가 생겼지만, 1년 거치 2년 상환 조건은 초기 창업자들에게 부담이 됩니다.” (청년 창업가 A씨)
“창업 초기 자금난 해소라는 정책 목표에 맞게 2년 거치 3년 상환 조건으로 개선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하겠습니다.” (송종호 중기청장)
“현재 병역특례 제도는 10인 이상 중소기업이 대상인데, 창업 기업에 대한 혜택을 위해 5인 이상 기업 정도로 완화하고 청년 CEO도 혜택 받을 수 있게 인정해 주세요.” (청년 창업가 B씨)
“창업한 사람에게 직접 병역특례 혜택을 주는 것은 여러 가지 부작용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다만 10인 이상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은 병무청과 협의하겠습니다.” (송종호 중기청장)
지난 23일 새벽,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청년창업사관학교는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한 `무박 2일 청년창업 토론회` 열기로 뜨거웠다. 자정이 훨씬 넘은 시간임에도 중소기업청장과 청년창업가, 선배 벤처기업인 등 200명은 `내가 만약 중기청장이라면`을 주제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토론회에 참석한 청년 창업가들은 다양한 정책 제안을 쏟아냈다. 창업가들의 아이디어와 제안에 대한 대답은 거의 대부분 송 청장이 직접 맡았다.
송 청장은 좋은 제안은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고, 무리한 요구는 그 자리에서 일축했다. 밤샘 끝장토론은 계획했던 새벽 3시까지도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고, 결국 방으로 자리를 옮겨 새벽 5시까지 계속됐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 2월 연세대에서 열렸던 `청년창업 한마당 투어` 진행시 짧은 토론시간을 아쉬워하는 참석자들의 건의에 따라 마련됐다. 지난해 3월 발족한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설립 1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있었다.
토론회는 22일 저녁 영화 `가비` 시사회와 김원길 안토니제화 대표의 인생스토리 특강을 시작으로 시작했다.
이후 참석자들은 3개 조로 나눠 내가 중기청장이라면이라는 가정 하에 창업 정책을 직접 기획하는 시간을 가졌다. 분임토의에 참석했던 서승원 중기청 창업벤처국장은 “메모한 제안만 17개나 될 정도로 좋은 정책제안이 많았다”면서 “토론회가 끝난 뒤 상세히 검토해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3개조 분임토의에서 나온 아이디어들을 모아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됐다.
멘토가 부족하다는 청년 창업자들의 의견이 나오자 1기 청년창업사관학교 졸업생을 중심으로 온라인 네트워크를 만들기로 현장에서 합의했다. 또 1기 졸업생으로 멘토풀을 구성해 2기 입교생과 매칭하는 제도도 도입키로 했다.
재창업 지원 확대 건의에는 △SOS 긴급센터 설치 △재창업 관련 예산 확충 △재창업자 지원 우대 등의 방안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과도한 요구는 그 자리에서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한 창업사관학교 입교생이 `39세가 지났어도 창업사관학교 졸업생에 대해서는 연계 지원해 달라`고 제안하자 송 청장은 `이미 충분한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 계속적인 특혜를 바라는 것은 곤란하다`고 일축했다.
송 청장은 청년창업자들에게 “여기 있는 젊은 창업자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라며 “꿈을 크게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면, 중기청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산=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