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가 미국 이동통신시장에 초강수 승부수를 띄웠다.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운용체계(OS) 기반의 노키아 스마트폰 `루미나900`을 99.99달러에 공급하기로 했다. 애플 아이폰, 구글 안드로이드폰으로 나뉘어 양강 체제를 이뤄가는 스마트폰 시장에 한바탕 회오리 바람이 불 전망이다.
미국 이동통신 2위 사업자인 AT&T는 오는 4월 8일부터 노키아 스마트폰 `루미아900`을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평균가(199달러)의 절반 수준인 99.99달러(2년 약정 기준)에 판매하겠다고 26일(현지시각) 밝혔다.
루미아900은 AT&T가 공급하는 첫 번째 롱텀에벌루션(LTE) 지원 스마트폰이다. 4G 표준으로 떠오르고 있는 LTE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가격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더욱이 T모바일USA 인수가 무산된 상황에서 가입자 기반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공세적 행보가 필요하다.
이번 결정은 AT&T뿐 아니라 노키아, MS 모두 목적이 정확하게 부합해 이뤄졌다는 게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노키아는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등과 경쟁에서 뒤처진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심비안을 버리고 MS의 모바일 OS `윈도폰`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MS 역시 마찬가지다. 갈수록 하락세를 걷는 PC시장에서 탈출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시장에서 기반을 확장해야한다.
AT&T는 2년 약정을 맺지 않는 고객에게는 루미나900을 449.99달러에 판매할 계획이다. 약정을 맺은 고객에게는 AT&T가 35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얘기다.
시장조사업체 커런트 어낼러시스의 애비 그린가트 분석가는 “가격 책정이 공격적”이라며 “소비자가 익숙하지 않은 OS를 장착한 제품을 사게 하기 위해 AT&T와 노키아가 돈을 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루미아900은 화면 크기가 4.3인치(약 11㎝)로 아이폰 화면보다 크고, 800만 화소 카메라를 내장했다. 소비자들은 이달 30일부터 이 제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