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칩 시장서 브로드컴 입지 흔들리나

와이파이 칩 시장에서 브로드컴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 퀄컴이 지난해 애서로스 커뮤니케이션스 인수로 확보한 기술을 적용해 신형 와이파이 칩을 개발하면서 위협에 처했다고 블룸버그가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브로드컴과 퀄컴은 신형 와이파이 칩 제조에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신형 와이파이 칩에 사용되는 기술은 5세대(G) 와이파이 규격인 802.11ac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기존 802.11n보다 세 배 이상 빠른 1Gbps다.

밥 랭고 브로드컴 수석부사장은 “와이파이 칩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802.11ac 기반 칩을 가장 먼저 판매해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퀄컴은 지난해 애서로스를 31억달러에 인수해 28억달러로 추산되는 와이파이 칩 시장을 공략하는 데 힘을 늘렸다. 퀄컴 애서로스 부문의 크레이그 배럿 사장은 “이미 새 와이파이 기술을 제어할 수 있는 휴대폰용 프로세서를 시연했다”면서 자신감을 표했다.

샌포드 C.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래스곤 분석가는 “브로드컴이 와이파이 칩 시장에서 퀄컴의 확장세를 누르는 것이 어려워지고 퀄컴이 브로드컴을 앞서는 게 더 쉬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휴대 단말기의 무선망 접속 칩 분야에서 퀄컴이 브로드컴을 앞선다.

가트너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지난 2010년 와이파이 칩 시장의 28%를 차지했다. 이 시장의 26%를 차지하던 애서로스가 퀄컴에 인수되면서 퀄컴의 점유율은 급격히 상승했다. 퀄컴은 기존에도 와이파이 칩을 만들어 왔으나 점유율은 미미했다.

마크 헝 가트너 분석가는 “브로드컴은 라우터 플랫폼 분야에서, 퀄컴은 모바일 분야에서 앞선다”며 “이는 브로드컴엔 심각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