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국격을 높이는 외교 행사로서의 가치와 함께 우리나라 원전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다.
원전 산업계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의 원자력 위상이 한층 높아진 만큼 수출 전선을 확대하는 후속 행보에 힘을 싣고 있다. 정상회의 의제는 고농축 우라늄 저감과 핵테러 방어로 원전 수출과는 직접적 연관이 없지만 각국의 주요 인사들에게 원전 기술력을 확인시켜 비즈니스의 활로로 삼는다는 게 산업계의 그림이다.
한국전력은 핵안보 정상회의 기간 동안 에너지 외교 채널 늘리기에 역량을 집중했다. 김중겸 한전 사장은 26일 굿럭 조너선 나이지리아 대통령과 에너지부문 투자참여 상호협력을 약속했으며 원전을 주제로 한 제3차 한국-베트남 공동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27일에는 카자흐스탄과 송배전 분야에서, 베트남과 석탄화력·원전 분야에서 협력 MOU를 체결해 베트남 원전 수주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올해 말 발주 예정이 핀란드 원전 수주에 주력하고 있다. 한수원은 28일 핀란드 고위 인사를 초청해 고리원전 시찰 행사를 진행한다. 앞서 한수원은 약 6조원으로 예상되는 핀란드 원전 수주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도 했다. 29일에는 빈 눈 이스라엘 원자력위원회 위원장을 접견해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민간기업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두산중공업은 핵안보·안전 관련 논의를 주도하는 한편 해외 원자력 업체들과 교류를 대폭 넓혔다.
핵안보정상회의에 앞서 23일 열린 `서울 원자력인더스트리서밋`에서 한기선 두산중공업 COO(운영총괄임원)는 `후쿠시마 이후 안보와 안전의 연계`를 주제로 하는 워킹그룹에 참가해 관련 합의문 도출을 이끌었다.
24일에는 세계 각국 원자력 산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을 소개했다. 홍보관·단조공장·터빈공장·원자력1공장 등 총 100분에 걸친 투어를 통해 기술력을 뽐냈다. 이 자리에는 중국광동핵발전그룹·일본원자력기술협회·알제리원자력위원회를 비롯해 루마니아·핀란드·러시아에서 총 14명의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28일에는 김하방 두산중공업 원자력 비즈니스그룹(BG)장이 브라질 원전 관계자들과 만나 수출 협력의 우의를 다질 예정이다.
한수원은 핵안보정상회의 `서울 코뮈니케(정상선언문)`의 실천을 위해 연구용 원자로의 고농축 우라늄 사용을 저감하고 원전 방벽 강화, 이동형 비상발전기 설치, 비상시 대응 지휘체계 개선 등 원자력 시설에 대한 방호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신규 원전 수출 사업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원전 안보 개선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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