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가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신임 회장 취임식을 열고 새로운 체제를 선언한다.
20대 중앙회장으로 선임된 함정기 벨코리아 대표는 “불합리한 제도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경기 침체로 회원사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 환경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아직도 불합리한 제도가 시장 활성화에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정입니다.”
함 회장은 대표 사례로 분리발주 문제나 무면허 불법시공 등을 꼽았다.
“전기와 통신 공사는 제도적으로 서로 분리돼 있습니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는 전기공사업체가 구내 통신공사를 진행하고 마치 통신업체가 처리한 것처럼 꾸미는 경우가 많습니다.”
협회는 이를 개선하고자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이와 별도로 `무면허 불법시공 근절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적극적 실력 행사에 나설 계획이다.
함 회장은 체신부 공무원으로 시작해 1970년대 `중동 건설 붐` 당시 잠시 해외에서 근무했으며 이후 벨코리아를 설립하는 등 40년 넘게 통신공사업 한 우물만 고집했다. 그만큼 산업과 시장, 협회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회원사를 위해 내놓은 청사진도 상당히 구체적이다.
“무엇보다 정보통신공사업 분리발주제도를 완전히 정착시킬 계획입니다. 최저가낙찰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원사 입장에서는 두 제도 모두 생존권이 걸린 사안입니다. 표준품셈으로 각 발주처에서 통신부문 노임단가를 적용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 중입니다. 입찰 제도의 합리적 개선 연구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함 회장은 또 협회 운영과 관련해 회원사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고 투명성을 최우선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정보통신기능대학과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이사장뿐만 아니라 협회 상근 부회장도 처음으로 공개 모집하겠다고 선언한 배경도 이 때문이다.
함 회장은 “협회 회원사 스스로도 자기 기업만 챙기는 근시안적 사고에서 벗어나 정보통신공사 기업 전체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을 키우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며 “공사업 육성 발전은 물론이고 불합리한 제도 개선, 대기업과 상생 모델 개발 등으로 새로운 공사협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힘 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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