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통신망(네트워크) 장비 수요 설명회가 처음 열렸다. KT·SK텔레콤·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가 올해에만 1조6449억원어치를 사기로 했다.
고무적이다. 당장 중소·중견 통신망 장비업계가 웃었다. 어떤 장비를 어느 사업자에게 얼마나 제공할지를 미리 헤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량을 정확히 예측할수록 사업 내실이 좋아진다.
“매년 설명회를 열어 달라”는 요구가 쏟아졌다니 정책 당국이 새겨들어야겠다. 설명회를 통신 분야 대·중소기업이 공생할 밑바탕으로 가다듬으란 뜻이다. 사회에 `공생 기류`가 반짝할 때 대기업 멱살을 잡았다가 여론이 잦아들면 다시 되돌아가는 태도를 되풀이하지 말라는 얘기다.
통신망은 설비 규모가 커지는 만큼 쓸모가 느는 특성을 지녔다. 망 쓸모가 넉넉해지면 고객 편익도 좋아진다. 고객 한 사람이 전화를 걸 수 있는 곳이 많아질수록 편익을 더 얻는 이치다. 편익 증가는 당연히 고객 수 증가를 부른다. 늘어난 고객은 다시 통신망 설비 투자를 자극한다. 좋은 현상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구조다. 고객이 자사 상품에 몰리게 더 많은 설비 투자를 감행할 만한 이유이기도 하다.
설비 투자 경쟁을 촉진할 수단으로 수요 설명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시의적절한 통신망 장비 수요·공급체계야말로 `2020년 10기가(Gbps) 인터넷 시대`를 열어 갈 초석이다. 이것뿐인가.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벌루션(LTE)`을 전국에 제대로 구현하고, 비접촉식 근거리 통신(NFC) 체계를 이른 시기에 확립할 지름길이다.
중소·중견 통신망 장비업계는 앞으로 수요 대상 장비 품목을 더 세분화해 줄 것을 바랐다. 통신사업자는 너무 자세한 목록 분류를 꺼리는 모양이다. 정책 당국이 무엇을 풀어야 할지 분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