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산실인 `Y콤비네이터`는 이번 주 450명 엔젤투자자와 66개 스타트업 업체들을 초대해 데모데이를 진행 중이다. 데모데이는 매년 벤처투자 바로미터가 되는 실리콘밸리 주요 행사로, 올해 5년째를 맞았다. 닷컴 버블 이후 잠잠했던 벤처투자 붐이 다시 일지 주목된다.
로이터는 28일(현지시각) 스타트업 사관학교로 불리는 Y콤비네이터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에서 탄생한 스타트업이 엔젤 투자자에게 자금 수혈을 받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는 미팅 콘퍼런스를 개최했다고 보도했다. 드롭박스 창업자 폴 그래엄은 이 데모데이에서 40억달러를 받아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잘 나가는 홈 렌탈 서비스 에어비앤비는 10억달러를 유치한 바 있다.
`제 2의 페이스북`을 꿈꾸는 업체들이 속속 참가했다. 일자리 아웃소싱 서비스 이그젝(Exec), 음성-텍스트 변환 소프트웨어 기업 소나라이트(Sonalight), 아이폰 수리업체 아이크랙트(iCracked) 등 창업자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경색돼 있는 자금난을 풀기 위해서라도 주정부가 세금을 낮춰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처음 참석한 엔젤투자업체도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엔젤투자업체 데이브 맥크루어나 토마스 코르테 등은 자신들이 만든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서 나온 업체에게만 투자했었다. 이들은 Y콤비네이터에 대해 어느 한 쪽으로 지나치게 편향적이지 않은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대학, 성별, 인종에 상관없이 아이디어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얘기다.
참석한 엔젤투자자들의 반응은 크게 2가지로 엇갈렸다. 직감을 믿고 바로 투자를 결정하는 사람이다. 지난 2008년 트위터에 투자한 스파크 벤처캐피탈처럼 말이다. 이 회사 다니엘 안 매니저는 “우리 투자자들은 이미 거대한 사이클을 형성하고 있다”며 “엔젤 투자자는 많지만 적재적소에 업체를 발굴해 투자할 안목을 가진 사람은 흔치 않다”고 말했다.
신중한 유형도 절반을 이뤘다. 보야지 캐피탈의 앤드류 파커 매니저는 “우리는 하루 만에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며 “오늘 하루 반짝일 업체인지 10년 이상 갈 기업인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