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식 문화부 장관, "웹툰 규제아닌 자정노력 방안 협의 중"

29일 정오 부천에 위치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대회의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이현세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 주호민 만화작가, 김만수 부천시장 등과 마주 앉았다. 이날 자리는 지난해 만화산업진흥법이 통과된 데다 K컬처의 대표 영역인 현장 만화인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일상적인 간담회였지만,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웹툰 규제 움직임 탓에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만화인들은 한결같이 “독자들의 자정능력을 믿고, 작가들의 자정작용을 지켜봐 달라”고 요청했다.

네이버에서 웹툰 `신과 함께`를 연재 중인 주호민 작가는 “현재 10여개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등 원소스 멀티유스(OSMU)에 최적화된 매체가 만화”라면서 “그런 자부심으로 젊은 작가들이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연식 작가 겸 시네마서비스 감독은 “(창의적) 아이디어는 자연스럽게 제약이 없는 곳에서 나온다”면서 “국가에서 좋은 상을 주는 한편으로 만화에 규제를 하려는 것은 작가들의 불안감을 키운다”고 우려했다.

최광식 장관은 이에 대해 “현재 방심위와 웹툰 제도 개혁에 관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규제가 아니라) 어느 정도 자정 노력으로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는 중”이라고 밝혔다.

만화에 대한 애정도 나타냈다. 드라마와 K팝이 초기 한류 바람을 주도했지만, 앞으로 만화와 게임, 한식, 한복 등 K컬처가 한류3.0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는 게 최 장관의 생각이다.

최 장관은 “정부의 지난 4년 성과를 만화로 홍보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만화 클러스터 구축과 오래된 만화원고를 보관하는 공간의 확대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밖에 이재식 씨엔씨레볼루션 대표가 “해외 시장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선 만화산업 인프라가 확대돼야 한다”면서 “이의 일환으로 만화인들이 한 군데 모일 수 있는 공간이 확장됐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