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바마 정부가 2009년 그린뉴딜정책으로 전기자동차 개발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난 3년간 세계 각국은 전기차 산업화에 박차를 가했다. 그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2차전지가 이미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산업 전반에서 활용돼 전기차는 누구든지 가능한 기술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린오션포럼] 전기차산업화를 향한 2차전지 개발과 인프라구축 과제](https://img.etnews.com/photonews/1203/263493_20120329160832_301_0001.jpg)
우리 정부도 지식경제부를 중심으로 전기차 주요 8대 핵심부품 R&D와 표준화 기반조성을 하는 한편, 환경부를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보조금 등 보급계획을 세워 적극 추진해 왔다. 지역에서는 호남광역경제권 선도 산업을 중심으로 자동차 기업이 전기차 기술개발에 나서 짧은 기간에 핵심 부품소재부터 완성차까지 개발했다.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석유의 40% 이상을 수송용 연료로 사용하는 현시점에서 가파른 유가 상승과 기후변화는 내연기관 자동차 대신 전기차 산업을 발전시키는 정책을 택하게 했다. 각국의 전기차 개발로드맵을 보면 다소 차이는 있으나 초기에는 하이브리드전기차(HEV)가 시장을 주도하나 장기적으로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PHEV)와 순수전기차(BEV)가 자동차시장을 점유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수송용에 적합한 중대형 2차전지 개발이 전기차산업 활성화에 가장 중요한 인자가 됐다.
전기차용 2차전지는 초기에는 니켈 수소전지(Ni-MH)가 90% 이상 사용됐다. 2008년을 고비로 리튬전지로 중심축이 이동하기 시작해 지금은 50% 이상 리튬전지를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더욱이 삼성SDI와 LG화학이 올해 들어 세계 시장의 39%를 점유하면서 리튬전지는 대표적인 수출상품이 됐다. 전기차 동력원으로 사용되는 중대형 리튬전지에서 LG화학은 현대기아자동차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전기차용 리튬2차전지를 공급하는 업체로 선정됐다. SK에너지도 다임러그룹과 미쓰비시그룹의 합작사인 미쓰비시후소의 하이브리드카용 리튬이온전지 공급기업으로 선정되는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리튬2차전지가 중대형으로 바뀌면서 원천 핵심소재부터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운행조건을 만족하는 기술적 과제가 늘었다. 차량가격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전지가격과 100~150㎞에 불과한 1회 충전 주행거리, 30분 이상의 충전시간 등 전지가 본래 내재한 특성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주행 중 사고로 초래할 수 있는 폭발을 방지하는 기술은 필수적이다.
최근 IEA에서 검토한 기술보고서(ETP 2011)에 따르면 디젤엔진 자동차가 1회 주유로 500㎞ 주행하는데 필요한 연료탱크(43㎏)와 연료(33㎏)의 무게는 76㎏이다. 이에 비해 리튬이온전지 전기차는 전지장착시스템 830㎏과 전지 540㎏을 합해 1톤이 넘는 무게를 차지한다. 리튬전지 기술의 한계성을 보면서 금속-공기전지와 같은 신개념 대용량 전지 개발이 없이 시장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일반인이 전기차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충전시설과 주행도로, 관련법규 등 인프라 구축도 기술개발보다 선행돼야 한다. 유럽은 기술개발보다는 인프라시설 구축에 정부가 앞장섰다. 정부가 인프라를 깔고 그 위에 기업이 주축이 돼 기술개발을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눈에 보이는 획일적인 정책보다 큰 카테고리에서 기술 발달에 따라 시기적절한 정책을 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미래기술은 위험부담이 항상 있기 때문에 다변화 정책이 필요하다.
남기석 호남광역경제권 선도산업지원단장 nahmks@leading.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