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스트림 방식 지상파 고선명(HD) 3D 시범방송으로 우리나라는 멀티미디어 압축 기술의 선도적인 입지를 확인했다.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쓰고, 2D·3D TV 시청자 모두를 만족시킬 기술이라는 점에서 3D 방송서비스 역량과 환경을 갖췄다는 의미도 있다.
◇“한국형 HD 3D방송 기술”=지금 쓰는 지상파 1개 주파수 대역(6㎒)을 늘리지 않으면서도 2DTV에서도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협력해 개발했다.
영국 비스카이비(BskyB)나 국내 스카이3D 채널은 싱글스트림 방식을 사용한다. 6㎒ 대역 폭에서 19.4Mbps 속도로 초당 30프레임 영상을 `MPEG2` 규격으로 압축해 송출한다. 왼쪽·오른쪽 양쪽으로 찍은 화면을 30프레임씩 순차 송출하면 사람이 2DTV를 볼 때 화면이 겹쳐진 것처럼 보인다. 이 때문에 2D 외에도 3D를 위한 추가 주파수가 필요하다.
듀얼스트림 방식은 19.4Mbps 중 12Mbps로는 왼쪽 카메라로 찍은 화면을 MPEG2로 압축해 보낸다. 나머지 6Mbps에는 오른쪽 화면을 MPEG4(H.264) 압축 방식으로 보낸다. 자투리는 음성이나 문자를 보낸다.
◇“미국도 듀얼스트림 방식으로 표준화 추진”=한국이 개발한 듀얼스트림 방식을 미국 디지털 방송 표준 `ATSC`에서 3DTV 표준으로 제정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하면서 미국식 표준을 들여온 한국이 오히려 3D 표준은 수출을 하는 셈이다.
2010년 4월 한국통신기술협회(TTA)와 ATSC 의장이 3D방송 국제공동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지난해 7월 ATSC 표준화 위원회는 TTA가 작성한 신규제안(NWIP)을 승인했다. 정부와 연구소, 제조사가 올해 안에 미국 표준으로 확정짓기 위해 움직인다.
◇“수신기 보급, 콘텐츠 확보가 성공 관건”=지상파 3DTV가 성공을 거두려면 수신기 보급률을 높이고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 일단 국내외에 보급된 3DTV가 듀얼 스트림 방식 3D 방송을 수신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기존 2DTV에서는 MPEG4 압축을 풀 수 있는 튜너가 없기 때문이다. 3D 방송을 송출해도 대부분 가정에서 2D 화면밖에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보급된 3DTV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한다고 발표했다. LG전자는 최근 지상파 3DTV 수신용 3DTV를 출시했다.
콘텐츠도 부족하다. SBS는 2010 월드컵, KBS는 지난해 대구육상경기대회 등 반짝 이벤트에만 3D 중계방송을 했다. EBS 역시 `한반도의 공룡` `앙코르와트 3부작` 등 3D 영상을 제작하지만 종일 방송을 하기에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KBS·MBC·SBS가 3D 콘텐츠 투자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풀 숙제다.
주파수 대역을 쪼개 써 화질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19.4Mbps로 보던 화면을 12Mbps로 송출하면 화질이 저하될 수 있다. 하지만 육안으로 쉽게 식별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정제창 한양대 매체공학과 교수는 “화면이 100인치급 등 대형으로 커지면 화질 저하가 잘 보이겠지만 가정에서 보는 화면으로는 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