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폭발적이다. 사진 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스토리의 확산 속도 얘기다. 카카오스토리는 출시 첫날 200만 가입자를 돌파한데 이어 8일 만에 100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일 평균 100만명 이상 늘어난 셈이다. 기업 가치 역시 1조원대에 육박할 것이란 평가다.
경이적이다. 1000만 회원 확보에 16일이 걸린 구글플러스보다 두 배 가량 빠른 속도다. 틱톡은 5개월,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2년 이상 걸렸다. 이대로 가면 2000만, 3000만 가입자 속도도 신기록 행진을 거듭할 것이 분명하다.
우울한 소식도 있다. 4800만 가입자를 확보한 카카오톡의 적자 얘기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카카오톡은 34억원 매출에 405억원의 적자를 냈다. 무료 서비스를 경쟁력으로 내세웠지만, 늘어난 사용자를 수용할 운영비를 마련하지 못할 정도다.
원인이 무엇일까. 플랫폼의 진화 문제가 주요 이유일 것이다. 모바일 인스턴트메신저(MIM)는 다자간 그룹 채팅방 등 문자메시지 시장을 대체할 충분한 장점을 갖췄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데 한계를 보였다. 모바일 광고, 기프티쇼 중개판매 등이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시장 규모일 수 있고, 언어 문제일 수 있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커머스 모델과의 연계 문제도 거론된다. 페이스북처럼 비즈니스 모델을 선점한 소셜 플랫폼과 대비된다.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어렵게 하는 상당한 이유임에 틀림없다.
플랫폼이 무엇인가. `플랫폼 전쟁`의 작가 조용호에 따르면 플랫폼은 한 마디로 `핵심가치를 담을 틀을 제공하고 내부와 외부, 외부와 외부간 상호 연결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플랫폼은 소비자와 공급자의 중간에 위치하면서 미리 만들어진 것이 아닌 연결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고 진화해가는 과정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이 플랫폼이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외부 개발자들이 만든 앱의 개수는 페이스북이 애플 앱스토어보다 많다. 페이스북 내 꽃과 같은 버추얼 아이템 구매, 전용 결제 수단 제공 등을 통해 플랫폼 기반의 수익모델을 확보했다. 커머스와 연결이 됐다는 의미다. 쇼핑몰이나 게임, 음악, 광고, 교육 등과 연계해 진화된 형태의 새 플랫폼이다. 당연히 많은 외부 개발자들이 모여든다. 이들 간 비즈니스 연계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카카오스토리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주일여만에 카카오톡 네트워크의 괴력을 입증했다. 카카오톡의 이용자들을 끌어안는 록인(Lock-in) 효과를 최대한 활용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사진을 카카오스토리에 올리면 카카오톡 프로필에도 표시되고 친구가 댓글을 달 수 있다. 간단한 사진 보정 기능도 있다. 페이스북에 없는 가족, 친척도 친구로 연결된다. 프로필과 연계된 사진 서비스로 프로필 사진과 상태 메시지를 수시로 바꿔가며 자기 기분을 표현하는 사용자가 많은데서 착안한 것이다.
플랫폼 진화의 기운이 엿보인다. 카카오톡에 SNS 성격을 강화해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전제가 있다. 지속적인 혁신과 생태계 구축 능력이다. 이를 위해 투자와 내수 시장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규제 리스크도 줄여야 한다. 경영진의 비전 역시 필요하다.
분명한 것은, 이제 정보혁명의 주체가 통신사나 휴대폰 제조사가 아니라 플랫폼 사업자라는 점이다. 구글과 애플, 아마존 류의 플랫폼 사업자들이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세상의 산업지도를 다시 그리고 새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혁신의 프런티어로 우뚝 설 것이다. 카카오스토리는 그 해법을 찾아가는 단지 하나의 작은 예일 뿐이다.
박승정 정보사회총괄 부국장 sj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