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면접관이 페이스북 계정과 패스워드를 물어본다면 곧바로 답할 것인가? 면접관이 지원자 성향 파악을 위해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 활동을 알고 싶어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당락에 작용할 것 같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미국에서 취업 관련 SNS 프라이버시 문제가 불거졌다. 지원자에게 SNS 계정과 패스워드를 물어보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지원자와 SNS 사업자는 사생활 침해라고 반발한다.
기업 입장에서 면접은 지원자 성향과 인성을 파악하는 필수 코스다. 수십 분의 면접으로 지원자를 평가하기보다 다양하게 평판을 알아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SNS는 이런 기업 요구를 가장 쉽게 충족시킬 채널로 부상했다. 기업은 SNS를 통해 지원자 생각이나 행동, 사회성, 도덕성을 비롯하여 주변 지인들의 평판 등 다양한 것을 한번에 알 수 있다. 빠른 시간 내에 판단할 수 있는 중요 근거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 지원자는 그렇지 않다. 취업이 보장된 것도 아닌데 사생활이 타인에 노출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구직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취업을 위해 SNS 조작이라도 해야 할까? 실제 일부 구직자에게 SNS는 취업 관리 요소로 전락하는 경향도 있다.
취업을 위해 이제까지 지인들과 공유했던 소중한 기록을 삭제하거나, 취업에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행동을 찾아 감추고, 평소 관심 없는 기업과 업계 정보를 갑자기 게시하는 등 의도적인 조작 유형은 많다.
솔직한 그대로를 지인들과 공유하는 SNS를 취업 목적에 맞춰 각색한다면, SNS는 과연 취업 용도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 또 온라인 소셜 활동의 의도적 왜곡은 스스로 솔직하지 못하다는 것을 지인들에게 알리는 행동이기도 하다.
기업 역시 지원자에 대한 과도한 SNS 정보 요구나 평가는 바람직하지 않다. 공개 정보나 활동에 대한 수집과 평가는 문제 없겠지만, 개인 사생활 정보까지 요구한다면 분명한 인권침해다. 기업이 지원자 개인에 대해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도 심어줄 수 있다.
온라인 소셜 활동을 조작한 지원자를 제대로 가려내지 못하면, 피해는 기업 스스로가 안을 수 밖에 없다. SNS는 단순 참고 요소 이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점점 사회가 온라인화하고, 개인의 소셜 활동이 늘어나 자연스럽게 주변 지인이 아닌 인물이 특정 개인을 아는 정보 범위가 늘어난다. 취업을 위해 의도적으로 SNS 활동을 관리하거나 구직자 파악에 있어 SNS에 너무 의존한다면 구직 희망자와 기업 모두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SNS는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한다. SNS는 문화일 뿐 평가 대상으로 삼기에 허점도 많다.
박병근(블로그 `킬크로그` (http://cusee.net) 운영) keunpar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