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가 사망한 지 반년이 지났지만 미국 IT 업체의 `잡스 따라하기` 열풍은 아직까지도 지속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일 보도했다. 이들은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를 경영참고서로 활용하는 등 생전 잡스 경영 방식을 모방하고 있다.
미국 메사추세츠 파일공유사이트 오피스드롭의 프리사드 타미네니 CEO는 “잡스 전기를 통해 각종 경영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며 “전기의 인상 깊은 구절을 회사 메일로 전 직원에게 보낸다”고 밝혔다. 타미네니 CEO의 잡스 따라하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프리젠테이션 때 잡스가 즐겨 입던 검은 터틀넥 셔츠를 입으며 그가 사용하던 용어를 즐겨 쓴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이스라엘에 사무실을 둔 소프트웨어 업체 토탕고의 기 니르파즈 CEO도 잡스 전기를 3일 만에 읽고 이를 구입해 전 직원에게 나눠줬다. 니르파즈 CEO는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단순화한 잡스를 본받아 경영진이나 직원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잡스에 대한 반사효과도 노린다고 고백했다. 니르파즈 CEO는 “잡스가 훌륭하긴 하지만 까다롭기도 한 것으로 묘사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직원들이 나를 부드러운 CEO로 인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잡스 전기를 집필한 아이작슨은 이와 관련해 조언을 듣기를 원하는 많은 기업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미 엄청난 강연 요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작슨은 “잡스 모방이 성공의 지름길로 생각하는 사람들로 인해 당황할 때가 많다”며 “잡스는 타고난 재능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