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디지털 음원 저작권료 징수 규정을 전면 대수술한다. 지난 2008년 2월 음악저작권 사용료 징수규정을 개정한 지 5년 만이다. 새 온라인 노래 판매 시스템은 `월 40곡에 5000원`으로 상징되는 정액제 방식뿐 아니라 곡당 노래를 판매하는 종량제 도입이 핵심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음악 저작권 단체가 디지털 음원 저작권료 징수 규정을 종량제 기반으로 개정할 것을 요구하면서 저가의 월정액 요금제 중심인 기존 온라인 음악 시장이 변화의 기로에 섰다. 불법복제라는 회색 시장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권리단체들의 지나친 요구라는 지적도 있어 새 제도의 연착륙 여부가 주목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 16일 공청회를 거쳐 5월 초 징수 규정 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개정 징수 규정의 핵심은 음원 판매가 늘어남에 따라 권리자 수익도 늘어나도록 해 음원 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이다. 월정액을 지불하면 일정 수의 음원을 다운로드하거나 스트리밍하는 정액제 중심이다. 월정액으로는 곡당 평균 단가가 63.9원에 불과한데다 가입자 수 기반 정산이라 시장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 징수 규정이 경직돼 수요에 맞는 다양한 음악 상품을 기획하기 어렵다는 것도 권리단체의 주장이다.
하지만 징수 규정 개정이 자칫 음악 소비자의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음악 권리단체 요구안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면 음원 비용이 열 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자칫 애써 닦아 놓은 합법 시장이 다시 불법 다운로드 중심으로 바뀔 수 있다. 창작자에게 합당한 보상이 돌아가야 한다는 권리자 측 주장과 고객 이탈을 우려하는 음원 서비스 업계의 주장도 충돌한다.
김민용 경희대 교수는 “권리자 이익과 이용자 편익을 높이면서 유통도 희생하지 않는 음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무제한 기간제 상품 등을 폐지, 창작자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면서 사용자의 `소프트랜딩`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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