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추울거야? 꽃샘추위 때문에…

봄 피크, 우려가 현실로

발전소 계획예방정비와 꽃샘추위가 겹치면서 우려했던 봄 피크가 현실로 다가왔다.

한국전력은 3일 오전 예비전력이 500만㎾ 이하로 떨어지면서 전력수급경보 준비단계를 발령했다. 전력수급경보 단계는 준비(500만~400만㎾), 관심(400만~300만㎾), 주의(300만~200만㎾), 경계(200만~100만㎾), 심각(100만㎾ 미만)으로 분류되며 전압조정, 직접부하제어와 같은 수요관리 조치는 관심·주위 단계부터 시작한다.

이날은 기온 1℃ 안팎을 오가는 강풍을 동반한 추위와 19년 만에 서울에서 4월 눈이 관측되면서 오전부터 예비율이 10% 이하를 맴돌았다. 10시 20분을 넘기면서 전력사용량이 급증, 6400만㎾를 넘어서면서 예비전력은 480만㎾ 예비율은 7.5%를 기록했다. 지난 2월 2일 역대 전력수요 최대치를 경신했을 때의 7.7%와 불과 0.2% 차이다. 전력거래소는 3일 수요예측을 6350만㎾로 전망했지만 꽃샘추위로 약 100만㎾의 초과 전력사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100만㎾는 원전 1기 분량이다.

이번 전력수급경보는 몇몇 발전소들이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 사이 4월 기습추위가 닥치면서 발생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3일 기준으로 정비에 들어간 발전설비는 996만㎾에 달한다. 3일 최대전력은 6439만㎾로 최대 전력을 경신한 2월 2일의 7383만㎾보다 944만㎾ 정도가 적었음에도 예비율 7%대까지 떨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동기간 정비발전소의 설비규모는 860만㎾로 올해는 같은 기간보다 136만㎾의 설비가 추가로 정비 중이다.

전력업계는 전력수급경보로 인해 발전소 전체 정비일정이 틀어질까 걱정하고 있다. 계속되는 동·하절기 전력피크로 봄과 가을에만 정비를 하는 상황에서 봄 피크로 정비일정이 미뤄지면 설비 피로도가 누적되기 때문이다. 실제 3일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가려 했던 태안4호기는 이날 전력수급경보로 정비일정을 중단하고 운전대기에 들어갔다.

전력거래소는 비상상황실을 가동하고 남호기 전력거래소 이사장이 직접 지휘아래 수급대응에 나섰다. 발전회사들도 정비 설비에 대한 운전 지시에 대기하고 있다. 한전은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상황에 따라 수요관리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박종인 전력거래소 홍보전략팀장은 “전력사용이 급증하면서 양수발전기 가동과 운전정지 발전소에 발전대기를 지시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정부, 한전과 협력해 전력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기간 대비 전력현황(단위:만㎾)


(자료:전력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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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