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사기관이 용의자를 찾거나 조사하는 과정에서 영장 없이 휴대폰 위치추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기관이 불분명한 법적 기준을 근거로 삼아 일관성 없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3일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지난해부터 경찰을 비롯한 수사기관 205개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휴대폰 위치추적 기능을 조금이라도 활용하는 기관이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조사를 위해서도 용의자 휴대폰 위치추적을 비일비재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치추적을 하지 않는다고 답한 기관 역시 실종자 수색 같은 긴급한 상황에서는 불가피하게 휴대폰 위치추적을 한다고 답했다.
캐서린 크럼프 ACLU 변호사는 “수사기관은 휴대폰 위치추적 기능을 사용하려면 영장을 발부 받아야 한다”며 “영장을 발부 받은 후 휴대폰 위치추적을 하는 몇몇 기관의 경우를 볼 때 충분한 법적 근거만 있다면 실행가능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찰은 공공의 안전과 개인의 사생활 모두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 대법원은 경찰이 용의자 차량에 GPS 장치를 달아 추적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일이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휴대폰 위치추적은 아직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몇몇 의원들은 수사기관에서 `위치정보 개인정보`를 보호해주도록 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