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자가 휴대폰 제조사와 직접 이동통신사용 단말기 수급 협상에 나선다. SK텔레콤용으로 생산된 단말기를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휴대폰 제조사로부터 직접 조달하는 방식이다.
3월 말 방송통신위원회와 MVNO 의무제공사업자 SK텔레콤이 내놓은 MVNO 활성화 지원계획에 따라 제조사 보유 이통사용 단말기 직구매가 허용된 데 따른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MVNO사업자가 이동통신사용 단말기를 휴대폰 제조사로부터 직접 구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MVNO사업자 관계자는 “휴대폰 제조사와 협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현재로서는 점치기 어렵다”며 “최신 단말기를 조달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만큼 국산은 물론이고 외산업체와도 다각도로 접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과거에는 삼성전자나 LG전자가 SK텔레콤 등 특정 이통사용으로 생산한 단말기는 해당 통신사 외에는 조달이 차단됐다. 이통사 고유의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이 탑재됐다는 이유에서다.
MVNO사업자는 이통사가 제조사로부터 구매한 후 팔리지 않은 재고 단말기를 받거나 제조사와 별도로 MVNO 전용 단말기 생산 협상을 벌여야 했다.
이 가운데 재고 단말기는 일반 이용자들 관심이 적어 실효성이 낮다. MVNO 전용 단말기 생산은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MVNO 특성상 판매물량을 보장하기 힘들어 제조사들이 난색을 표했다. 현재 MVNO사업자 가운데는 CJ그룹 계열 CJ헬로비전만이 제조사로부터 직접 단말기를 조달한다.
이와 달리 제조사가 이통사용으로 생산한 단말기는 추가로 물량을 보장할 필요가 없어 MVNO로서도 제조사와 협상이 용이하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이통사 외에 추가로 단말기를 판매할 경로가 생기기 때문에 이득이다.
MVNO사업자는 휴대폰 제조사와 직접 단말기를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은 물론이고 외산 휴대폰업체와도 협의할 방침이다.
관건은 단말기 가격이다. MVNO사업자는 단말기를 대량 구매하는 이통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입 물량이 적다. 단말기 가격할인 폭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저렴한 가격이 장점인 MVNO사업자로서는 같은 단말기라도 이통사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는 경쟁이 어렵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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