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 과몰입`이 사회 문제로 불거진 뒤 증상이나 치료 방법의 관심도 높아졌다. `과몰입`이나 `중독`이란 명칭 사용 논란부터 정확한 진단 기준까지 “혹시 내 아이도 게임 과몰입이 아닌지” 걱정하는 부모가 많다. 심지어 가정 내 범죄의 직접 원인으로 게임으로 돌리는 일조차 발생했다.
상담치료 전문가들은 이는 게임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격적이고 반복적 게임의 특성에 사용자의 문제가 결합된 결과라고 바라봤다. 게임 과몰입은 가족, 학교, 개인의 복합적인 문제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치료의 출발점이다.
불안정한 애착, 관리소홀, 의사소통 부재 등 가정 내 문제 상황이나 학업 스트레스, 따돌림, 학교폭력, 등교거부 학교부적응이 가상세계 도피로 이어지고 결국 게임이 방아쇠가 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및 예방 방법으로 가족 상담 치료 및 부모 자녀 간 올바른 의사소통 정립을 제시한다.
게임 과몰입과 가정환경이 연관성이 있다는 조사연구 결과도 있다. 행정안전부가 진행한 2010년도 인터넷 중독 이용실태조사에도 가정의 소득 수준이나 부모의 양육환경은 게임 과몰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도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을 위한 가정방문 상담, 이동상담 등을 확대가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월평균 가구소득별 중독률은 월소득 100만~200만원 미만의 중독률(11.9%)이 가장 높았으며, 500만원 이상의 중독률(6.6%)이 가장 낮았다. 한부모 가정 고위험자군(7.3%) 중독률이 부모 가정(3.0%)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상대적으로 소외되거나 어려운 다문화 가정의 중독률(37.6%)은 비다문화 가정(12.3%)의 세 배를 웃돌았다.
일반적인 청소년이나 가정의 게임과몰입 상황을 미리 알아보고 예방,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부모의 궁금증은 “우리 자녀는 게임과몰입 가능성이 있는가?” “혹은 어느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며, 상담, 입원 치료 등을 반드시 진행해야 하는가? 또 완치는 가능한가?” 등이다.
치료 기대감도 크다. 일부 가정에서는 며칠 동안 게임이나 인터넷과 차단된 환경에서 인터넷 중독 치료를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레스큐스쿨` 등에 참여해 단기적으로 효과를 보인 사례도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중독 진단이나 뇌 단층 촬영 등 단편적 단서만으로 중독인지 아닌지를 명확히 가리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관찰과 상담을 거쳐 환자별로 접근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 치료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게임 이용 통제 능력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무작정 차단은 현재의 사회상과도 맞지 않다고 바라봤다. 인터넷이나 게임 중독은 비교적 초기 연구 단계이므로 학계에서는 더욱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그만큼 인터넷 게임 중독의 추정 원인은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한덕현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중독 관련 일종의 국제 기준이 있지만 (인터넷 게임 중독) 진단이나 치료 과정에서는 임상학적 상황이 더 중요하다”면서 “자신의 일상생활을 못한다고 했을 때 중독 수준을 임상학적으로 판단하고, 때에 따라 뇌의 변화를 확인하는 일도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과몰입 상담치료 과정에서도 부모와 아이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바르게 의사소통이 이뤄지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문을 열어 체계적인 게임과몰입 치료 연구 과정을 진행 중인 중앙대학교 게임과몰입 치료 상담센터에서도 가장 효과를 본 방법으로 가족 상담 치료를 제시했다.
긍정적인 자세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치료 과정에 참여하고 장기적으로 올바른 의사소통 구조를 만들었을 때 상대적으로 증세가 가장 크게 호전된다는 결과를 얻었다. 특히 정신과 감정이 분리되는 청소년기에 부모와 자녀 사이가 벌어지는 사례가 많은 만큼 자녀에게 각별한 주의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교수는 “게임 과몰입 연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 의사니까 게임의 병적 폐단부터 접근하게 됐지만 결국에는 통합적인 관점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내 아이가 게임을 할 때 보이는 장단점을 모두 보면서 `왜 게임을 하지`처럼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해야 말이 통하고 해결책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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