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부는 대답하라”

“내년에는 `앵벌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테크노파크를 바라보는 수천개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요즘 지역 테크노파크에서 심심찮게 듣는 임직원의 하소연이다. 테크노파크가 처한 현실은 이렇다. 정부 지역산업 육성 사업이 3년 전 광역화 방침에 따라 광역경제권 중심으로 전면 개편됐다.

지역진흥 예산의 절반이 광역권으로 투입되면서 테크노파크 사업 예산은 반토막이 났다. 올해는 테크노파크의 가장 큰 사업인 지역전략산업육성사업도 광역사업으로 통합됐다. 테크노파크 사업 예산은 4년 전과 비교해 다시 4분의 1로 줄었다.

그렇다고 지역사업 재편과 동시에 필요성이 제기됐던 테크노파크와 광역선도산업지원단, 광역발전위원회를 포함한 지역산업육성 거버넌스(지배구조)가 크게 달라진 것도 없다. `조직은 그대로 둔 채 사업만 대폭 줄였으니 어떻게 운영하라는 것이냐`가 테크노파크 불만의 핵심이다.

올해 1분기가 다 지나도록 내년 사업 기획 및 예산, 방향 등 어느 것 하나 정해진 것이 없다. 정부 지침이 나와야 이에 대응해 계획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테크노파크를 더욱 답답하게 만드는 이유다.

최근 비수도권 13개 지자체장은 `신지역특화산업`이라는 이름으로 기존 광역사업과는 차별화된 예산 편성 및 확대를 요청했다. 성사는 불투명하다. 예산권을 쥔 정부부처가 난색을 표명했다. 지역진흥 예산이 이미 광역사업에 배정됐다는 것이다.

약 13년 전 기술혁신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지역산업 진흥을 위해 설립한 테크노파크가 역대로 가장 큰 시련에 봉착한 셈이다. 테크노파크 현안은 총선 및 대선과 맞물려 해를 넘길 공산이 크다. 테크노파크는 지역산업 육성 거점이다. 적게는 100여명에서 많게는 200여명까지 조직이 커진 상태다. 정부 지원 대형 사업이 없으면 운영 자체가 힘들다. 신규 사업을 만들든, 아니면 조직체계를 흔들어 판을 새로 짜든, 지역 테크노파크는 어떤 식이든 간에 정부의 빠른 결단을 기다린다.

임동식 전국취재 차장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