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현대차전자, 자동차 전장·반도체업계 건전한 인력시장 열기를

현대오트론으로 사명까지 바꾸는 현대차전자에 관심이 몰렸다. “한국의 덴소를 만들라”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특명으로 출범하면서 현대차그룹 계열 기업에 있는 반도체·전장 엔지니어를 흡수하는 블랙홀이 됐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모비스에서 전장개발 부문을 떼어 내 현대차전자 중심으로 집중 투자·개발에 나선다고 한다. 현대차그룹이 별도 전장회사를 출범시킨 것은 모비스를 중심으로 전자분야 핵심기술 확보에 노력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이 최근 “기계 부문은 선진기업을 어느 정도 따라잡았는데 4∼5년 전부터 중요성을 수없이 강조한 전장 부문은 왜 발전이 더디냐”며 개발 관련 고위임원들을 질타한 배경이기도 하다.

전장은 세계 자동차 업계는 물론이고 전자업계의 화두다. 과거엔 엔진이 자동차 평가의 척도였다면 지금은 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최고 덕목이 됐다.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 비용이 지난 2008년 268달러에서 2015년에는 371달러로 늘어나고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도 2010년 250억달러에서 2020년에는 520억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시장조사 결과가 이런 현상을 증명한다. 자동차는 이미 달리는 전자제품이 됐다.

현대차전자의 첫 사명은 현대차그룹에서 소요하는 자동차 전장제품과 반도체를 자체 조달하는 것이다. 다음은 급성장하는 자동차 전장 시장과 자동차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것이다. 문제는 자동차용 반도체나 소프트웨어 기술을 하루아침에 확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 회사가 관련 인력을 2년 안에 1000명 이상으로 늘리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무리한 인력 탈취가 아니라 자동차와 전자업체 모두 건전하고 발전적인 인력시장을 형성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