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인 여배우의 대명사 조디 포스터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 `비버`가 개봉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조지 클루니 등 연기파 배우의 감독 변신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디 포스터와 멜 깁슨이 감독과 배우로 만났다. 멜 깁슨도 `브레이브 하트` `아포칼립토`에서 감독을 맡은 바 있다.
영화 `비버`는 우울증으로 중년의 위기를 겪는 가장의 아픔과 극복 과정을 다루고 있다. 잘 나가던 장난감 회사 사장이자 화목한 가정의 가장이었던 월터 블랙(멜 깁슨)은 갑작스레 찾아온 우울증 때문에 삶 자체가 변한다.
직원은 물론 가족에게까지 외면당한 그는 운동, 약물 치료, 상담 요법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우울증을 극복하려 하지만 모두 실패하며 삶의 의욕마저 상실하고 만다. 과거와 마주하는 것이 겁나고, 사람들과의 대화가 부담스러워진 그는 손인형 비버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한다.
조디 포스터는 이 영화에서 감독과 배우를 오가며 `영화적 치유`에 나섰다. “정신적 위기에 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내 안의 고통까지 치유 받는 느낌이었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멜 깁슨은 오직 손인형 비버를 통해 세상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월터가 되기 위해 촬영 전부터 인형을 손에 끼우고 말하는 연습을 쉬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