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클로즈업] 모바일플랫폼비즈니스

[북스클로즈업] 모바일플랫폼비즈니스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한지 2년여 만에 `모바일`은 일상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하루 일상이 모바일로 시작해 모바일로 끝난다. 커피숍이나 지하철에서는 잠시도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친구나 애인을 만날 때에도 손과 눈은 수시로 스마트폰과 연결돼 있다. 전국이 들끓었던 총선에서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민심을 움직이는 창구로 자리 잡았다. 이제 대화중에 모바일에 대해 한마디라고 끼어들지 못하면 왕따 취급을 받는다. 모두가 모바일 전문가로 나설 판이다.

신간 `모바일플랫폼비즈니스`는 잡다한 지식을 늘어놓는 소위 모바일족들을 향해 “착각하지 말라”며 일침을 놓는다. 개개인들이 모바일을 활용하는 데에는 `달인` 수준이지만 모바일을 이끌어가는 실체에 대해서는 문외한에 가깝다고 단정한다. 얄팍한 지식에 매몰돼 모바일이 가져다줄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충고도 던진다.

모바일을 바라보는 시각이 새롭다. 이 책은 최근 몇 년간 불어온 모바일 열풍은 모두 모바일 플랫폼 장악을 위한 전쟁으로 규정하고 있다. SNS 등장도 이 전쟁속에 탄생한 옥동자로 보고 있다. 기술에서 출발한 모바일은 이제 비즈니스와 문화 패러다임까지 뒤흔들어 모바일 플랫폼을 지배하는 기업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는 거대 담론으로 이어간다.

접근법도 색다르다.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 `소프트웨어 아키텍트` 출신이자 플랫폼 전문가인 저자는 토종 전문가답게 이 전쟁을 우리 관점에서 풀어냈다. 모바일 플랫폼 전쟁에서 초기 주도권을 외국기업에 내줬으며 그 이유를 국내 3대 대형 포털사들의 장벽 탓으로 보고 있다. 포털사들의 독과점 체제가 고착화돼 신생 인터넷 서비스가 거의 등장하지 못하는 `암흑시대`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웹2.0 시대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뒤이어 등장한 SNS도 명함을 못 내밀었다며 한숨을 내쉰다.

그러나 저자는 절망보다 희망에 초점을 맞췄다. 비록 초반전은 외국 기업들이 판치고 있지만 비즈니스와 문화까지 변화시키는 전환기에는 무궁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모바일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기회와 성공을 기대하는 사람들을 겨냥하지만 IT 지식이 깊지 않은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경 설명에 공을 들였다. 우리에게는 낯선 일본 모바일 비즈니스 사례도 상세하게 소개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찾는데 도움을 준다.

기술 혁신으로 시작된 줄기가 비즈니스로 이어져 문화로 끝맺는 진행 방식은 톡톡 튀는 재미는 적지만 방대한 모바일 산업을 깔끔하게 정리하기에 편리하다. 모바일 초보자들이 상식을 넓히는 데에 유용할 뿐만 아니라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창업가에게 좋은 지침서로도 손색이 없다. 류한석 지음. 한빛비즈 펴냄. 1만6000원.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