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유리기판을 얇게 가공할 수 있는 화학 식각(에칭)은 얇고 가벼운 스마트 기기를 제조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초대형 LCD 패널 에칭 기술은 사업화연계기술개발사업(R&BD) 덕분에 빨리 상용화될 수 있었고,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됐다.
![[R&D4.0-사업화편]사업화연계기술개발 사업으로 한 단계 도약한 중소기업](https://img.etnews.com/photonews/1204/268618_20120412131818_152_0001.jpg)
이코니(대표 박형근)는 2003년 설립된 LCD 유리 기판 식각 전문 기업이다. 이 회사는 2007년 여러 장의 LCD패널을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놓고 상부에서 부식액을 뿌려 식각하는 직하 에칭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기존 스프레이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가공비도 저렴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LCD 패널 제조업체들이 과연 직하 에칭 기술을 채택해줄지 의문이었다. 이코니라는 회사 이름이 덜 알려져 있었고, 새로운 방식인 직하 에칭 기술이 전체 공정에 어떤 부작용을 야기할지 예측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산업기술진흥원 사업화연계기술개발사업(R&BD) 지원을 받으면서 직하 에칭 기술 상용화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2009년 가을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와 본격적으로 협력하면서 기술 수준을 높였다.
당시 LG디스플레이는 휴대폰·노트북PC용 LCD는 패널을 식각해 사용했지만, 대면적 패널에는 에칭 기술을 적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랜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2010년 초 드디어 직하 에칭 방식을 적용한 대면적 LCD패널이 양산 체제에 돌입했다.
직하 에칭 방식을 상용화하기 전까지 이코니의 매출은 20억원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0년 본격 양산에 돌입하면서 회사 매출은 200억원을 훌쩍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45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현재 이코니는 LG디스플레이 주요 협력사 중 한 곳으로 성장했으며, 지난해 직하 에칭 기술로 교과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박형근 이코니 사장은 “직하 슬림 에칭기술을 플랜트 형식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LCD뿐 아니라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도 슬림 에칭 기술 주도권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