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초고속인터넷 절반 IPv6 전환 차질 불가피

NTT동서 자국내 서비스에만 적용 드러나

일본에서 차세대인터넷주소체계 `IPv6` 도입에 차질이 생겼다. 전국 광통신망 서비스의 50%를 제공하는 NTT동서가 IPv6를 일본 내 서비스에만 적용해와 해외 IPv6 사이트 접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주요 인터넷 기업이 24시간 동안 자사 사이트를 IPv6로 서비스하는 `월드 IPv6 데이` 기간 동안에는 아예 해외 사이트 접속이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는 12일 광통신망 서비스업체 NTT동일본과 NTT서일본이 IPv6를 내부 전용 표준으로 사용해와 해외 IPv6 사이트를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 초고속인터넷서비스는 일본 인터넷 이용 가구의 절반가량이 사용 중이다. IPv6 인식 오류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지 못할 경우, 그 여파가 일본 전체에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NTT 동일본 담당자는 “현재로서는 오는 6월 6일 열리는 `월드 IPv6 데이` 기간 동안 해외 사이트 접속을 차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접속 오류 문제를 해결할 뚜렷한 방안을 찾지 못한 것으로 풀이됐다.

`월드 IPv6 데이`는 미국 구글과 페이스북 등 주요 웹사이트를 포함해 AT&T, 컴캐스트 같은 ISP 업체와 대학 등 총 1000여개 사이트가 참가해 연동 테스트 등 표준 확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인다. 일본 업체로는 초고속인터넷 2위 업체인 KDDI만 참여할 뿐, NTT동서일본과 일본 야후 등은 불참한다.

NTT동일본과 서일본이 운영하는 초고속인터넷서비스 `B후렛트`와 `후렛트광넥스트`는 인터넷에 직접 연결하지 않고 일본 내부에서만 운영되는 `폐쇄 웹` 형식이다. 가입자를 대상으로 IPv6 기술을 이미 적용했지만 해외 인터넷 사이트의 IPv6 주소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1초가량 지연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사용자가 몰릴 경우에는 트래픽 과다로 아예 접속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부터 구글 등이 수차례에 걸쳐 관련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NTT동일본과 서일본 등은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다며 임시방편으로 해외 IPv6 사이트 접속을 차단키로 결정했다.

`월드 IPv6 데이`의 일본 측 간사를 맡고 있는 인터넷이니셔티브의 마츠 수석엔지니어는 “사이트 접속을 차단해 일시적으로 과도한 트래픽 발생은 막을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장기적으로 일본 인터넷 이용자는 큰 불편을 겪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